불황기엔 기본급 낮추고 인센티브율 높여라

 “불황기에는 기본급을 낮추고 인센티브율을 높여야 한다.”

며칠 전 의료기기 제조 회사에 영업소장으로 근무하는 친한 선배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회사가 급여 체계를 변경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 변경 내용은 기본급을 낮추는 대신 판매량에 따른 인센티브율을 높인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자 선배가 몸담은 회사 사정이 올해에는 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경기불황과 급여변경과는 어떤관계가 있을까?

이 문제를 레버리지 효과를 통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레버리지 효과(leverage effect)

1. 의의

기계·설비 도입으로 말미암은 감가상각비 등과 같은 영업 고정 비용과 차입금·사채 등의 도입에 따른 이자 비용 등의 영업외 고정 비용 등이 매출의 변화율에 대한 순이익 변화율에서 지렛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즉, 감가상각비와 이자 비용으로 인하여 수익의 변화율보다 순이익 변화율이 확대되는 효과를 말한다.

2. 종류

(1) 영업레버리지(operation leverage) : 감가상각비와 같은 영업 고정 비용으로 말미암아 매출액의 변화율보다 영업 이익의 변화율이 확대되는 효과를 말한다. 영업레버리지를 측정하기 위한 척도로 영업레버리지도(DOL: degree of operation)가 있다.


(2) 재무 레버리지(financial leverage) : 이자 비용과 같은 영업외 고정 비용으로 말미암아 영업 이익의 변화율보다 당기 순이익의 변화율이 확대되는 효과를 말한다. 재무레버리지를 측정하기 위한 척도로 재무레버리지도(DFL:degree of financial leverage)가 있다.

3. 사례

회사에서 영업 사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급여 조건이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안이 있다고 가정하자.

급여라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이지만, 영업 사원 입장에서는 수익이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볼 때 회사 입장에서 좀 더 유리한 안은 어떤 것이고, 이와는 반대로 영업 사원 입장에서 좀 더 유리한 방안은 어떤 것일까?  

회사 전체의 목표는 매출의 극대화이다. 그렇지만, 동일한 매출하에서도 급여 조건을 어떤 안으로 결정했느냐에 따라 회사 입장에서의 비용과 영업 사원 입장에서의 수익은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아래 그래프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회사입장에서의 매출 수량에 따른 비용(급여) 함수는 다음과 같다.



위의 그래프를 통해 회사는 미래 판매 수량에 대한 급여(비용) 수준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즉 회사 입장에서 보면 미래 판매 수량이 1,363단위 이상으로 예측될 경우 제1안이 보다 비용이 적게 발생할 것이고, 미래 판매 수량이 1,363단위보다 작다면 제2안이 보다 비용이 적게 발생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미래 호황이 예측된다면 회사는 가급적 제1안을 채택하고자 할 것이며, 미래 불황이 예측된다면 고정 비용이 적은 제2안을 채택하고자 할 것이다.

후자의 경우, 회사는 급여 체계 변화를 통하여 미래 불황을 대비하여 고정비 지출을 감소시킬 것이며, 판매량에 따른 인센티브율을 확대시켜 영업 사원들로 하여금 판매에 대한 동기를 부여시키려는 등, 두 가지 목적이 있을 것이다.

[엄윤의 원가 묘수]

기업은 상황에 따라 원가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과연 어떤 원가 구조를 선택할 것인가?  당연히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향으로의 원가 구조를 선택하여야 한다.

앞의 그래프에서 살펴보았듯이, 원가 구조에 따른 매출액의 변화에 대한 이익 변화 효과는 레버리지효과를 통하여 파악할 수 있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호황이 예상되면 매출액 증가에 비례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대신에 매출액 증가에 대해서 변화가 없는 고정 급여를 지급하려고 할 것이며, 불황이 예상될 경우 고정 비용의 부담을 줄이고자 기본 급여를 낮추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상황을 회사의 투자 의사 결정에 접목시켜 고려해 보자. 새로운 투자 기회가 존재할 경우 경영자는 초기 설비 투자 규모에 대해서 고민할 것이다.

만약 미래 시장 상황이 낙관적이라는 기대가 있다면, 즉 미래 상황이 호황이 예상될 경우 대규모 투자 설비를 통하여 상대적으로 고정 비율을 높이고, 미래 시장 상황이 불투명하다면 대규모 설비 투자보다는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거나 외부 협력업체 활용을 통하여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미래 상황을 좀 더 예측한 다음에 점차 증가시키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고정 비율이 높은 기업 즉, 레버리지가 큰 기업의 경우 호황일 때에는 매출액의 증가율에 비하여 영업 이익의 증가율이 확대되지만, 불황일 경우에는 오히려 매출액의 감소율보다 영업 이익의 감소율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미래 상황은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좀 더 치밀하고 정교한 분석이 밑바탕이 된다면 단지 원가 구조의 선택만으로도 동일한 매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미래 상황이 불투명한 최근 경기 상황에서 계속적인 이윤 추구를 위해서는 기업은 원가 구조를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불황기에 많은 기업이 고정비 부담을 줄이려고 설비 규모를 축소하면서 외부 협력업체 활용 등을 통하여 고정비를 변동비로 전환한다. 이는 고정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일수록 도산 위험의 소지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 상황이 불투명한 최근 경기 상황에서 계속적인 이윤 추구를 원한다면,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딱 맞는 원가 구조를 선택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최근 경기 침체로 말미암아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하루빨리 경기가 회복되어 모든 기업 주체들이 미래 경기 상황의 낙관적인 예측을 바탕으로 설비 투자 등 레버리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의사결정 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