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전군표, 한상률 연속 3대 국세청장이 뇌물 등 부정비리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게되면서 국세청 조직의 대대적인 개혁을 위해 후임에는 외부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력한 외부인사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 중에는 허용석 관세청장(사진)도 포함돼 있다.
허용석 청장의 '국세청장설'은 그가 관세청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시절부터다.
작년 3월, 이명박 정권 초기 조각당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노무현 정부시절 임명됐던 한상률 청장이 유임되지 않을 경우 후임자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기 때문.
그러나 한 청장의 유임결정이 나기 전 먼저 관세청장에 발탁됐고, 첫 기관장으로 관세청에서의 활약이 시작됐다.
만약, 당시에 첫 기관장으로 관세청장이 아닌 국세청장이라는 임무가 그에게 떨어졌다면 그는 쉽게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재정부 시절 주변인들로부터 '만인의 연인'이라는 칭호를 들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난 허 청장이지만 폐쇄적이고 독특한 국세청 조직에서 기관장 경력이 전무한 그가 버텨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은 주변인의 걱정을 넘어 본인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던 부분.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의 사정은 좀 달라졌다.
역시 내부승진을 강하게 갈망하던 관세청에 홀홀 단신으로 청장생활을 시작했지만, 눈 내리는 소리까지 듣는다는 '청설(聽雪)'의 자세로 납세자와 직원들의 입장에서 낮은 자세를 유지했고 이런 그의 친화력은 내부승진으로 발탁한 손병조 관세청차장의 전문성과 더해져 관세행정의 조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후 숨가쁜 일정으로 일선세관 순시를 마무리하고, 다양한 통로로 스킨십을 하는 과정에서 현장직원들과의 대화에 매진한 점은 관세청 내에서도 그를 '한 식구'로 여기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각종 관세청의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친화적 정책을 펼치는 등 비즈니스프랜들리(기업친화적) 경제정책을 현장에서 수행하는데 있어 어느 부처 기관장보다 속도에서 앞서 있었던 점은 이명박 대통령의 철학을 현장에 반영하는데 일조했다는 플러스점수가 될 수 있다.
또한 공공부문 최초로 관세청에 '보직피크제'를 도입해 젊은 직원에게 핵심직위의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신속승진제도'를 채택해 7∼9급 출신들 중에서도 청장과 차장이 배출될 수 있도록 발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인사의 모든 과정을 내부직원들에게 공개해 인사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은 인사문제로 불거진 국세청의 개혁에도 힘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허 청장은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의 고향이 전북 진안이어서 TK(대구경북) 편중인사논란을 비켜갈 수 있는 호남인사 카드로도 떠오르고 있다.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해 국세청 허병익 차장과도 동기이다.
사무관 시절은 주로 재무부의 국제금융분야에 몸담았으며 서기관(과장)때부터 세제실에 들어와 소비세제과장, 재산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등 세제실 요직을 거치며 세제경험을 쌓았다.
세제실 조세정책과장 재임시절인 지난 2003년 부이사관으로 승진해 신행정수도건설기획단으로 파견 1년간 근무하다가 2004년 세제총괄심의관(現조세정책국장)으로 재정경제부에 복귀, 주요 조세정책을 입안했다.
지난 2006년 6월 재경부 세제실장으로 승진한 후, 두 번의 세제개편을 통해 근로장려세제(EITC)와 파트너십 과세제도 도입, 각종 비과세·감면제도 정비, 소득세 과세표준구간 조정, 국세 신용카드납부 등 굵직한 조세제도를 입안했다.
관세청장 부임이후에는 기획심사 대폭축소 등 기업중심의 심사행정 개편, 규제개혁, 인사시스템 변화, 관세행정 대외 홍보활동 강화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해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부드러운 성품에 합리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선호하며, 상하간 신망이 두터워 과거 과천 관가에서는 '만인의 연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재정부 시절 직원들이 뽑은 ‘가장 닮고 싶은 상사’에 3년 연속 선정됐다.
[프로필]
▲1956년 7월 서울출생 ▲덕수상고,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 미국 밴더빌트대 대학원 경제학과 졸업 ▲행시 22회 ▲재경부 세제실 소비세제과장, 재산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대통령 정책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기획단 기획홍보팀장 ▲재경부 세제총괄심의관, ▲재경부 조세정책국장 ▲재경부 세제실장 ▲산자부 무역위원회 위원 ▲관세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