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정부투자기관·외국자본도 더 이상 성역 아니다
지난 2001년 2월 1일 조세일보가 이 땅에 '대한민국 최대, 최고의 고품격 조세, 회계, 경영매체'를 목표로 첫발을 내딛던 날은 공교롭게도 국세청이 중앙신문과 방송·통신사 등 23곳에 대해 세무조사 서면통보를 보낸 날이어서 세상이 온통 이 문제로 시끄러웠다.
2006년 2월 1일로 조세일보가 창간 5주년을 맞았다. 조세일보는 지금까지 정당한 세무조사로 보기엔 왠지 모르게 어색한 언론사 세무조사부터 시작해 지난 5년간 국세청이 벌인 굵직했던 세무조사들을 근거리에서 지켜봐 왔다.
지난 5년간 국세청이 벌였던 세무조사를 지켜보면서 얻은 결론은 세무조사에 있어서의 성역(聖域)이 점차로 없어지고 있다는 것.
조사에 나선 동기야 어찌됐던 중앙 신문·방송·통신사 등 23곳에 대한 일제세무조사를 시작으로 한국토지공사 등의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데 이어, 일반 시민들에게 '먹튀'로 인식돼 왔던 외국계펀드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같은 결론의 근거다.
지난 5년간 국세청이 벌였던 대표적인 세무조사를 되돌아보며 국세청의 세무조사행정이 어떻게 변천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 2001년 2월 1일 중앙언론사 일제 세무조사
지난 2001년 1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각계가 언론개혁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2월 1일 국민들은 국세청이 중앙 신문·방송·통신사 등 23곳에 대해 정기법인세조사를 2월 8일부터 실시할 것임을 서면 통보했다는 이례적인 소식을 접하고 경악했다.
당시 국민들은 김 대통령이 언론개혁의 화두를 꺼내 분위기를 먼저 잡고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들어간 듯한 정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는 곧 야당의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권의 비판언론 길들이기'라는 강한 반발을 샀지만, 국세청은 "자산이 100억원이상 대법인의 경우 원칙적으로 5년내 한번씩은 세무조사를 받도록 돼 있어 이번에 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이에 앞서 김영삼 정부도 94∼96년 중앙언론사 14개사에 대해 10년만에 세무조사를 벌였지만 중앙언론사 23곳에 대한 일제조사는 당시가 처음.
당시 국세청은 김영삼 정부가 언론사 세무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것과는 달리, 조사를 담당했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들을 한 줄로 세워 각각 벌였던 세무조사결과를 눈부신 카메라 플래시를 받아가며 공식 발표하기까지 했다.
국세청이 지금까지 견지했던 개별기업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너무도 쉽게 깨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당시 세무조사에 관한한 성역으로 치부돼왔던 언론사조차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일단이기도 했다.
■ 토지공사·한국전력·농협 등 정부투자기관 세무조사
지난 2002년 국세청이 한국토지공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서기까지 토지공사를 비롯한 정부투자기관은 세무조사대상에서 언제나 열외였다. 정부투자기관도 같은 정부기관임에는 분명한 이상 '우리가 남이냐'는 식이었던 셈.
그러나 토지공사를 시작으로 한국전력과 농협 등 정부투자(출자)기관에 대한 세무조사의 폭은 점점 넓혀졌고, 2006년 현재 정부투자기관이 세무조사에 있어서의 성역이라는 인식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 사상유례 없는 외국계펀드 세무조사
이주성 국세청장이 3월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05년 4월 14일, 국민들은 국세청이 내·외국기업의 차별을 없앤다며 론스타와 칼라일 등 외국계펀드에 대해 전격 심층조사에 나섰다는 낭보를 접했다.
당시는 연초부터 세계굴지의 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 주식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매각하며 1조1500억원의 양도차익을 올렸지만, 국내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의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던 상황.
또 지금까지 국세청이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편안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세무조사 유예를 해주겠다거나, 외국기업에 대해선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만 들어왔던 국민들은 외국계펀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뜻 밖'이라며 참신하게 받아들였다.
한편으로는 국세청이 문제를 잘못 건드려 자칫 해당국가와의 통상마찰은 물론 외국자본의 국내투자 회피를 초래하고, 나아가 우리 기업들도 그 나라에서 마찬가지 상황에 놓이게 되면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며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봤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를 깨고 국세청은 지난 10월 초 론스타와 칼라일 등 5개 외국계펀드에 대한 고강도 특별세무조사로 총 2148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론스타코리아의 前임원 4명과 론스타 관련기업 16곳을 6일 조세포탈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12월 14일 론스타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한국 국세청을 방문해 지금까지 국세청 세무조사에 비협조적이었던 부분을 깊이 사과하고, 적극적인 세정협력을 약속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실시했던 외국계펀드조사는 깔끔하게 종결됐다.
한국 자본시장을 '먹튀대상'으로 봐 마음놓고 휘젓고 다녔던 외국자본에 대한 경종이었으며, 결과적으로 또 한 곳의 세무조사 성역이 없어지게 된 셈이다.
지난 2001년 2월 1일 조세일보가 이 땅에 '대한민국 최대, 최고의 고품격 조세, 회계, 경영매체'를 목표로 첫발을 내딛던 날은 공교롭게도 국세청이 중앙신문과 방송·통신사 등 23곳에 대해 세무조사 서면통보를 보낸 날이어서 세상이 온통 이 문제로 시끄러웠다.
2006년 2월 1일로 조세일보가 창간 5주년을 맞았다. 조세일보는 지금까지 정당한 세무조사로 보기엔 왠지 모르게 어색한 언론사 세무조사부터 시작해 지난 5년간 국세청이 벌인 굵직했던 세무조사들을 근거리에서 지켜봐 왔다.
지난 5년간 국세청이 벌였던 세무조사를 지켜보면서 얻은 결론은 세무조사에 있어서의 성역(聖域)이 점차로 없어지고 있다는 것.
조사에 나선 동기야 어찌됐던 중앙 신문·방송·통신사 등 23곳에 대한 일제세무조사를 시작으로 한국토지공사 등의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데 이어, 일반 시민들에게 '먹튀'로 인식돼 왔던 외국계펀드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같은 결론의 근거다.
지난 5년간 국세청이 벌였던 대표적인 세무조사를 되돌아보며 국세청의 세무조사행정이 어떻게 변천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 2001년 2월 1일 중앙언론사 일제 세무조사
지난 2001년 1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각계가 언론개혁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2월 1일 국민들은 국세청이 중앙 신문·방송·통신사 등 23곳에 대해 정기법인세조사를 2월 8일부터 실시할 것임을 서면 통보했다는 이례적인 소식을 접하고 경악했다.
당시 국민들은 김 대통령이 언론개혁의 화두를 꺼내 분위기를 먼저 잡고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들어간 듯한 정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는 곧 야당의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권의 비판언론 길들이기'라는 강한 반발을 샀지만, 국세청은 "자산이 100억원이상 대법인의 경우 원칙적으로 5년내 한번씩은 세무조사를 받도록 돼 있어 이번에 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이에 앞서 김영삼 정부도 94∼96년 중앙언론사 14개사에 대해 10년만에 세무조사를 벌였지만 중앙언론사 23곳에 대한 일제조사는 당시가 처음.
당시 국세청은 김영삼 정부가 언론사 세무조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것과는 달리, 조사를 담당했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들을 한 줄로 세워 각각 벌였던 세무조사결과를 눈부신 카메라 플래시를 받아가며 공식 발표하기까지 했다.
국세청이 지금까지 견지했던 개별기업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너무도 쉽게 깨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당시 세무조사에 관한한 성역으로 치부돼왔던 언론사조차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일단이기도 했다.
■ 토지공사·한국전력·농협 등 정부투자기관 세무조사
지난 2002년 국세청이 한국토지공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서기까지 토지공사를 비롯한 정부투자기관은 세무조사대상에서 언제나 열외였다. 정부투자기관도 같은 정부기관임에는 분명한 이상 '우리가 남이냐'는 식이었던 셈.
그러나 토지공사를 시작으로 한국전력과 농협 등 정부투자(출자)기관에 대한 세무조사의 폭은 점점 넓혀졌고, 2006년 현재 정부투자기관이 세무조사에 있어서의 성역이라는 인식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 사상유례 없는 외국계펀드 세무조사
이주성 국세청장이 3월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05년 4월 14일, 국민들은 국세청이 내·외국기업의 차별을 없앤다며 론스타와 칼라일 등 외국계펀드에 대해 전격 심층조사에 나섰다는 낭보를 접했다.
당시는 연초부터 세계굴지의 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 주식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매각하며 1조1500억원의 양도차익을 올렸지만, 국내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의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던 상황.
또 지금까지 국세청이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편안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세무조사 유예를 해주겠다거나, 외국기업에 대해선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만 들어왔던 국민들은 외국계펀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뜻 밖'이라며 참신하게 받아들였다.
한편으로는 국세청이 문제를 잘못 건드려 자칫 해당국가와의 통상마찰은 물론 외국자본의 국내투자 회피를 초래하고, 나아가 우리 기업들도 그 나라에서 마찬가지 상황에 놓이게 되면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며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봤던 것도 사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를 깨고 국세청은 지난 10월 초 론스타와 칼라일 등 5개 외국계펀드에 대한 고강도 특별세무조사로 총 2148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론스타코리아의 前임원 4명과 론스타 관련기업 16곳을 6일 조세포탈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12월 14일 론스타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한국 국세청을 방문해 지금까지 국세청 세무조사에 비협조적이었던 부분을 깊이 사과하고, 적극적인 세정협력을 약속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실시했던 외국계펀드조사는 깔끔하게 종결됐다.
한국 자본시장을 '먹튀대상'으로 봐 마음놓고 휘젓고 다녔던 외국자본에 대한 경종이었으며, 결과적으로 또 한 곳의 세무조사 성역이 없어지게 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