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세체계 '빈틈' 메꾸기 계속-향후 세제의 모습은?
지난 2001년 1월부터 연간 4000만원 이상의 이자·배당소득(금융소득)을 버는 이들을 대상으로 삼은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 가 본격 시행됐다.
물론 첫 시행은 1996년이었지만 외환위기(1997년)여파로 잠시 시행이 보류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제도의 첫 걸음마를 뗀 것은 2001년이었다. 그 해 2월 1일 <조세일보>가 창간됐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5년이란 시간은 稅歷에 있어서는 상당히 긴 시간. 다시 말해 무수한 변화를 창출해 낼 수 있을만한 시간이다. 경제환경 변화에 세제가 따라가다 보니 5년이란 시간 동안 우리 나라 세제는 속된 말로 '조변석개'를 거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조세일보가 창간 5주년을 맞아 지난 1825일 동안 들고났던 각종 조세제도의 면면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우리 나라 조세제도가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짚어봤다.
□ "현금 쓰면 세금공제를 해 준다고요?"-현금영수증제 도입(2005년)
우리 나라 국민들은 유독 현금성 지출이 많다. 이러한 소비성향은 세제당국(재경부)과 세정당국(국세청)을 항상 고민케 하는 요소였다. 현금성 지출은 매출누락이 손쉽고 그만큼 사업자들이 자신의 소득을 감춰 세금을 떼어먹을 여력이 많기 때문.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 신용카드 활성화(소득공제)정책이었다. 그러나 뭔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 이에 후속편으로 나온 것이 '현금영수증제도(2005년 도입)'였다. 현금을 쓰고(5000원 이상) 영수증을 받으면 그만큼 세금혜택을 준다는 것이 골자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준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 제도가 가진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그동안 사업자들이 숨겨 왔던(?) 현금매출을 양지로 끌어내 적정한 세부담을 지게 한다는 것. 음지에 웅크린 '숨은 세원'을 끌어내기 위한 '햇빛정책' 인 셈이다.
□ "고위층 변칙 상속, 증여 안 봐준다"-상속세 및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2004년)
세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은 선뜻 이해가 힘든 부분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세법에 대한 '접근성' 이 높은 재벌가 등 고위층은 그만큼 세법이 가진 미세한 빈틈을 이용해 거액의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 또는 증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재벌가 등 고위층의 부도덕성을 뜯어고치기 위해 참여정부가 내놓은 카드가 '상속세 및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였다. 제도 도입을 두고 진통이 격심했다. 학자들은 학자들대로 반대와 찬성의 입장으로 갈려 설전을 벌였다.
그래도 결과는 '도입' 으로 귀결됐고 현재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 도입을 통해 가시적으로 얻은 결과물이 뭐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부는 뾰족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할 법도 하다. 사회 고위층의 변칙증여 행위 등은 심심찮게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 "세부담 걱정말고 경영하세요"-법인세율 2%P인하(2004년)
지난 2001년에도 법인세율 인하 문제를 놓고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치열했었다. 결과는 '무산' 이었다. 당시의 진통은 법인세 인하론자(?)들의 내성을 키워줬고 결국 2003년 마침내 법인세율 인하가 관철됐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적용 받고 있는 법인세율은 과표 1억 이상일 경우 25%, 과표 1억 이하일 경우 13%다. 세율 인상분 만큼 자금여력을 챙길 수 있게 된 셈.
법인세율을 둘러싼 논쟁은 아직 끝났다고 할 수 없다. 국제적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율을 더욱 낮춰야 된다는 주장이 여전히 강성이기 때문. 정부도 이에 공감한 듯 중장기 세제개편의 일환으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 "부동산 부자들 세금 좀 더 내시죠"-종합부동산세 도입(2005년)
부동산 투기로 몸살을 앓던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각종 '종합대책'을 쏟아냈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 마다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부자' 들에게는 벼락이 떨어졌다. 바로 세금벼락이었다.
"부동산 부자들에게 적정한 수준의 세금을 더 부과하겠다"는 취지하에 나온 것이 '종합부동산세' 다. 재산세 부담의 적정화와 별개로 종부세는 부동산 부자들에게 따로 부과되는 벌과금 성격을 지닌 세제나 다름 없다.
제도 도입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위헌논란, 정치권 및 기득권층의 반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종부세는 지난해 말 첫 부과가 이뤄졌다. 올해는 제도의 강도가 한층 강화됐다. 종부세가 도입되면서 이름이 비슷한 '종합토지세' 는 세제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 지난 5년의 세제변화‥향후 5∼10년의 세제변화는?
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이제는 '글로벌 스탠더드' 에 맞지 않으면 퇴보하기 십상이다. 이에 맞춰 정부도 우리 나라의 세제를 글로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각종 제도보완 및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그동안 곪을 데로 곪았으나 좀처럼 손대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EITC(근로소득보전세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도 도입을 위해 어렵게만 여겨져 왔던 자영업자 등 소득파악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필요성은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주식양도차익 과세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타당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세체계를 뜯어고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면세자 비율 축소, 비과세·감면 정비 등 조세제도의 합리화와 형평성을 골고루 충족시키는 방향의 제도개선이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조세제도에 대한 정부의 중·장기적 플랜이 껍질을 깨고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과연 어떤 그림을 내놓을까. 지켜볼 만 한 일이다.
지난 2001년 1월부터 연간 4000만원 이상의 이자·배당소득(금융소득)을 버는 이들을 대상으로 삼은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 가 본격 시행됐다.
물론 첫 시행은 1996년이었지만 외환위기(1997년)여파로 잠시 시행이 보류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제도의 첫 걸음마를 뗀 것은 2001년이었다. 그 해 2월 1일 <조세일보>가 창간됐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5년이란 시간은 稅歷에 있어서는 상당히 긴 시간. 다시 말해 무수한 변화를 창출해 낼 수 있을만한 시간이다. 경제환경 변화에 세제가 따라가다 보니 5년이란 시간 동안 우리 나라 세제는 속된 말로 '조변석개'를 거듭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조세일보가 창간 5주년을 맞아 지난 1825일 동안 들고났던 각종 조세제도의 면면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우리 나라 조세제도가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짚어봤다.
□ "현금 쓰면 세금공제를 해 준다고요?"-현금영수증제 도입(2005년)
우리 나라 국민들은 유독 현금성 지출이 많다. 이러한 소비성향은 세제당국(재경부)과 세정당국(국세청)을 항상 고민케 하는 요소였다. 현금성 지출은 매출누락이 손쉽고 그만큼 사업자들이 자신의 소득을 감춰 세금을 떼어먹을 여력이 많기 때문.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 신용카드 활성화(소득공제)정책이었다. 그러나 뭔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 이에 후속편으로 나온 것이 '현금영수증제도(2005년 도입)'였다. 현금을 쓰고(5000원 이상) 영수증을 받으면 그만큼 세금혜택을 준다는 것이 골자다.
소비자에게 혜택이 준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 제도가 가진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그동안 사업자들이 숨겨 왔던(?) 현금매출을 양지로 끌어내 적정한 세부담을 지게 한다는 것. 음지에 웅크린 '숨은 세원'을 끌어내기 위한 '햇빛정책' 인 셈이다.
□ "고위층 변칙 상속, 증여 안 봐준다"-상속세 및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2004년)
세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국민들은 선뜻 이해가 힘든 부분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세법에 대한 '접근성' 이 높은 재벌가 등 고위층은 그만큼 세법이 가진 미세한 빈틈을 이용해 거액의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 또는 증여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재벌가 등 고위층의 부도덕성을 뜯어고치기 위해 참여정부가 내놓은 카드가 '상속세 및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였다. 제도 도입을 두고 진통이 격심했다. 학자들은 학자들대로 반대와 찬성의 입장으로 갈려 설전을 벌였다.
그래도 결과는 '도입' 으로 귀결됐고 현재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 도입을 통해 가시적으로 얻은 결과물이 뭐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정부는 뾰족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할 법도 하다. 사회 고위층의 변칙증여 행위 등은 심심찮게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 "세부담 걱정말고 경영하세요"-법인세율 2%P인하(2004년)
지난 2001년에도 법인세율 인하 문제를 놓고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치열했었다. 결과는 '무산' 이었다. 당시의 진통은 법인세 인하론자(?)들의 내성을 키워줬고 결국 2003년 마침내 법인세율 인하가 관철됐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적용 받고 있는 법인세율은 과표 1억 이상일 경우 25%, 과표 1억 이하일 경우 13%다. 세율 인상분 만큼 자금여력을 챙길 수 있게 된 셈.
법인세율을 둘러싼 논쟁은 아직 끝났다고 할 수 없다. 국제적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법인세율을 더욱 낮춰야 된다는 주장이 여전히 강성이기 때문. 정부도 이에 공감한 듯 중장기 세제개편의 일환으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 "부동산 부자들 세금 좀 더 내시죠"-종합부동산세 도입(2005년)
부동산 투기로 몸살을 앓던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각종 '종합대책'을 쏟아냈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 마다 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부자' 들에게는 벼락이 떨어졌다. 바로 세금벼락이었다.
"부동산 부자들에게 적정한 수준의 세금을 더 부과하겠다"는 취지하에 나온 것이 '종합부동산세' 다. 재산세 부담의 적정화와 별개로 종부세는 부동산 부자들에게 따로 부과되는 벌과금 성격을 지닌 세제나 다름 없다.
제도 도입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위헌논란, 정치권 및 기득권층의 반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종부세는 지난해 말 첫 부과가 이뤄졌다. 올해는 제도의 강도가 한층 강화됐다. 종부세가 도입되면서 이름이 비슷한 '종합토지세' 는 세제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 지난 5년의 세제변화‥향후 5∼10년의 세제변화는?
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이제는 '글로벌 스탠더드' 에 맞지 않으면 퇴보하기 십상이다. 이에 맞춰 정부도 우리 나라의 세제를 글로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각종 제도보완 및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그동안 곪을 데로 곪았으나 좀처럼 손대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EITC(근로소득보전세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도 도입을 위해 어렵게만 여겨져 왔던 자영업자 등 소득파악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필요성은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주식양도차익 과세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타당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세체계를 뜯어고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면세자 비율 축소, 비과세·감면 정비 등 조세제도의 합리화와 형평성을 골고루 충족시키는 방향의 제도개선이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조세제도에 대한 정부의 중·장기적 플랜이 껍질을 깨고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과연 어떤 그림을 내놓을까. 지켜볼 만 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