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에 HBM 납품 청신호
주문형반도체(ASIC) AI칩 시장 3년내에 4.5배 커진다
◆삼성전자 HBM [사진=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에 밀려 고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주문형반도체(ASIC)용 AI칩 시장에서 HBM 공급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면서 화려한 부활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SK하이닉스에 뒤져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지 못했지만, 올해 저 사양부터 납품을 시작하여 연말 이후 HBM4에서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미국의 구글,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폭증하고 있는 HBM 수요를 충족시킬 강력한 주자로 꼽히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들은 엔비디아의 비싼 칩 대신 가격은 싸고 학습과 추론에 특화된 ASIC칩을 사용해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이러한 AI 반도체용 ASIC 칩을 브로드컴이 설계하고 이에 들어가는 HBM은 삼성전자가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등으로부터 올해 내년 생산량의 대부분을 선주문 받아 HBM 공급 여력이 없는 상황. 따라서 HBM 공급 여력이 있는 삼성전자가 빅테크 물량의 대부분을 납품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비즈니스포스트가 인용(2월 10일)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따르면 올해 총 HBM 수요는 24억2600만 기가바이트(GB)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ASIC AI 반도체용 HBM 수요는 4억9500만 GB로 전체의 20.4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용 HBM 수요는 전체의 11억 GB로 45.4%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ASIC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미국 브로드컴은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ASIC AI칩 시장이 2027년 최대 900억 달러(약 12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200억 달러(약 29조 원) 수준에서 3년 만에 4.5배 더 커지는 것으로 전망했다.
ASIC AI 반도체는 AI 학습과 추론 등 특정 기능에 집중한 설계에 따라 엔비디아의 AI GPU보다 가격과 전력소모, 투자비용이 낮다. 모건스탠리 조사에 따르면 구글의 ASIC AI 가속기 'TPUv6'는 AI 학습과 추론에서 엔비디아의 'B200'보다 가성비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월 31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3E 개선 제품을 올 1분기 말부터 양산해 공급하고, 2분기부터 공급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고객 수요가 2분기 이후에는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8만원대를 웃돌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현재 5만원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개시하고, 더불어 빅테크들의 ASIC반도체에도 HBM 납품을 시작한다면 화려한 부활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