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CEO "中반도체 기술, 삼성·TSMC보다 10~15년 뒤처져"

첨단 반도체 장비 제조 업체 ASML의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삼성, TSMC, 인텔보다 10~15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크리스토퍼 푸케 ASML CEO는 2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현지 매체 'NRC Handelsblad'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반도체 기업 SMIC와 화웨이가 7나노 반도체를 생산한 것을 언급하며 "인상적인 발전"이라면서도 "삼성전자, 인텔, TSMC와 같은 업계 거인들보다 10~15년 뒤처져 있다"라고 밝혔다.

푸케 CEO는 미 바이든 행정부의 EUV(Extreme Ultraviolet·극자외선) 장비 수출 금지가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SMIC가 EUV 장비 한 대를 주문했지만, 주문이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최상급 SUV(Deep Ultraviolet·딥 자외선) 장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EUV 장비를 보유하지 못해 기술 발전에 한계를 겪고 있다.

DUV 리소그래피 장비는 기존 반도체 공정에 주로 사용되며, EUV 리소그래피 장비는 7nm 이하의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이다.

이에 화웨이와 협력사들이 독자적인 EUV 리소그래피 장비와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작업은 최소 10~15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ASML은 해당 분야에서 독점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푸케 CEO는 "중국이 EUV 장비 생산에 성공할 시기에는 TSMC, 삼성 등은 더욱 발전된 차세대 장비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중국이 EUV 장비를 개발할 수 있느냐보다 향후 몇 년 내 ASML의 DUV 장비를 모방할 가능성이 더 큰 우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ASML에 중국 내 DUV 장비의 유지보수와 수리를 중단하도록 압박하고 있으나 네덜란드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ASML뿐 아니라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도 대중국 제재 강화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푸케 CEO는 "국가 안보라는 명목하에 이어지고 있는 대중국 수출에 경제적 동기가 커지고 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