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도박' 실패...가디언 "트럼프, 공화당 장악력 한계 드러내"

트럼프 요구 반영한 수정안에 공화당 38명 반대

"한 번 반기 든 사람들 또 반기 들 수 있어"

"공화당 의원들 전보다 더 다루기 힘들어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요구를 반영한 임시 예산안이 부결되면서 그의 공화당 장악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이번 임시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도록 하는 데 한계를 보이면서 야심 찬 의제를 추진할 수 있는 그의 능력에 의구심을 줬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 정부예산 처리 시한을 이틀 앞둔 지난 18일 민주당과 공화당은 임시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부채한도 증액 등을 요구하면서 공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은 19일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를 반영한 새 수정안을 마련해 표결에 부쳤지만 공화당에서 38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부결됐다. 결국 '부채한도 폐지'를 뺀 새 예산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됐다.

가디언은 토마스 매시 의원을 언급하며 트럼프에게 한 번 반기를 든 사람들은 또 반기를 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매시 의원은 이번에 반대표를 던진 38명의 공화당 의원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트럼프 1기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트럼프의 부실 리더십에 반감을 보여 '3류 관중'으로 불렸지만 이후에도 재선에 당선된 이력이 있다.

트럼프 1기 시절 하원의원을 지낸 공화당 소속 피터 T. 킹은 워싱턴포스트(WP)에 "공화당 의원들이 전보다 더 다루기 힘든 집단으로 변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과거 트럼프 당선인에 반대했던 의원들은 주로 온건파였지만 이번 부채한도 인상에 반대한 의원 중에는 강경 보수파도 포함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를 넘어 대통령에 준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비판도 공화당 내에서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머스크가 임시예산안을 막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는 사실에 분노했다며 머스크의 위협이 계속될 경우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