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 경찰 1·2인자 긴급체포에 이어 사상 초유 동시 구속

계엄 선포 전 안가 회동 사실 숨겨

국회 출입 통제해 내란 동조 혐의

법원 "증거인멸 우려" 구속영장 발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죄 혐의로 고발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13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수뇌부인 현직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이 체포에 이어 동시에 구속된 사례는 경찰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조 청장과 김 청장은 이달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경력을 파견해 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국회에 출입하려는 국회의원들을 막아 내란에 동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청장은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경력을 보낸 의혹도 받는다.

앞서 조 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계엄 당일 오후 5시 42분부터 오후 10시 2분까지 집무실과 공관에 있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계엄 선포 사실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조 청장과 김 청장은 지난 3일 계엄령 선포 3시간 전인 오후 7시쯤 윤 대통령 호출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대통령 안전 가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계엄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고 보고 형법상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들에게 계엄 관련 지시 사항이 적힌 A4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청장은 안가 회동 후 공관으로 이동해 A4 용지를 찢었다고 진술했으며 김 청장도 해당 문건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런 행위를 증거인멸 시도로 판단했다.

조 청장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변호사를 통해 '국회의원의 출입을 허용했으며,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지시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특수단이 조 청장과 김 청장의 신병을 모두 확보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