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독립차량화보병여단 소속 우크라이나군이 2024년 2월4일(현지시간) 도네츠크 전선에서 다연장 로켓포 'BM-21 Grad' 앞에 서 있다. <사진 로이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병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일부 부대가 복무를 포기한 병사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청은 2022년 개전 이후 무단이탈(AWOL)한 병사와 탈영한 병사가 약 9만5000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로이터 통신은 "전쟁의 장기화로 이러한 병사의 수는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전체의 약 3분의 2가 2024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전했다. 전장에서 수만 명의 군인이 사망하거나 부상해 우크라이나는 극심한 병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이에 따라 일부 부대에선 AWOL로 신고된 군인들을 다시 수용해 병력을 보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47기계화여단의 경우 지난달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물을 올려 탈영한 병사들에게 재입대를 권유했다. 47여단의 모병 관계자는 "지원서가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첫 이틀 간은 100건 이상의 지원서가 접수됐으며 너무 많아 새로운 지원서를 처리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사경찰(헌병대)의 올렉산드르 흐린추크 대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법안이 통과된 이후 72시간 동안 3000명이 복귀한 것을 포함해 지난 한 달 동안 6000명의 AWOL 병사가 다시 복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54기계화여단 소속 K-2 대대의 미하일로 페레츠 장교는 "이미 다른 부대에서 AWOL로 나갔던 30명 이상의 병사가 다시 우리 부대로 합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주) 이유는 다양하다. 민간인으로 살던 사람들이 바로 군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었고, 자격을 갖춘 (드론) 조종사로 1~2년 복무했지만 보병이 부족해 최전선으로 파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 우선주의 싱크탱크 관계자는 "AWOL의 증가가 탈진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평균 연령 증가도 추가적인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이 좋지 않은 40대 병사는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경우 20~25세의 적당히 건강한 병사보다 더 빨리 지치고 사기가 저하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우크라 군 당국도 "실종되거나 사망한 병사를 대체할 인력이 부족해 남은 군인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주고 신체적·정신적으로 지치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사람이 아닌 무기가 부족하다"며 징집 연령을 25세에서 18세로 낮추라는 미국의 압력에 반발했다. 그는 지난주 영국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동안 우크라이나가 결성한 10개 여단 중 4분의 1에만 필요한 군사 장비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