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침대 매트리스 25만개 국산으로 속여 미국 수출한 조직 덜미

서울세관, 원산지세탁해 74억원 미국 아마존 등에 판매한 조직 검거
수입부터 개별 사업자 활용 등 조직범죄.. '반덤핑 관세 회피' 목적

74억원 상당의 중국·베트남산 침대 매트리스 24만7753개를 고세율의 반덤핑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세탁해 미국으로 수출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세관은 이같은 내용으로 관세법·대외무역법을 위반한 A씨 등 3명을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의 위반사항은 허위수출신고와 국산가장수출이다.

수사 결과, A씨 등은 중국·베트남에서 수입한 매트리스에 표기된 'MADE IN CHINA', 'MADE IN VIETNAM'의 원산지 표시를 제거하고, 한국산으로 라벨 갈이를 한 후 재작년 12월부터 약 1년간 총 511회에 걸쳐 미국으로 수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제품들이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한국산으로 판매되고 있던 것이다.

이들 일당은 미국 내에서 고세율의 반덤핑 관세(중국산 98%, 베트남산 145%)가 부과되는 중국산과 베트남산 매트리스보다 기본세율(3%)이 부과되는 한국산 매트리스의 수요가 높은 점에 착안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반덤핑 관세'란 국가 간 무역에서 공정한 경쟁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교역 상대국이 상품을 생산비나 시장 가격 이하로 수출(일명 '덤핑')한다고 판단할 때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부과하는 관세다.

서울세관은 최근 해외시장에서의 한국산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등에 부과되는 미국의 반덤핑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한국산으로 가장해 수출하는 행위가 증가할 것이 예상돼 이번 수사를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매트리스 수입·가공·수출업체 대표인 이들은 조직적인 범죄를 기획했다. 원산지 세탁에 관한 세관의 추적을 회피하기 위해 상호 공모해 매트리스 수입부터 라벨 갈이, 수출까지 개별 사업자를 내세우는 치밀한 수법이 사용됐다.

서울세관은 압수수색과 수출입 실적, 매입·매출 내역 분석을 통해 이들을 일망타진했다. 분석 결과, 매트리스 수입업체와 수출업체가 실질적인 한 업체로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점, 또 다른 공모자인 매트리스 가공업체에 라벨 갈이를 의뢰한 점 등 조직적으로 분업한 이들 범죄행위를 밝혀낸 것이다.

서울세관은 "앞으로도 저가·저품질의 외국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수출해 국격을 훼손하고, 선진국의 무역장벽을 회피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원산지 세탁 기지로 활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국산 둔갑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도 수출입 물품의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를 발견하는 경우 관세청 '밀수신고센터(지역번호 없이 125)'로 적극 제보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