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버크셔, 애플 지분 25% 줄여 사상 최대 현금 보유

버크셔, 3분기 47조원 주식 매도해 현금 보유액 약 449조원

3분기 영업이익 작년 동기보다 6% 감소...보험 인수 수입↓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94)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3분기에도 애플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날 발표한 실적보고서를 통해 3분기에 총 340억달러(약 46조937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도해 현금 보유액이 사상 최대인 약 3252억달러(약 448조9386억원)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에는 2769억달러였다.

특히 버크셔는 보유한 주식 중 애플 지분을 약 3억 주만 남기고 처분해 작년 동기보다 6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말 현재 버크셔의 애플 보유 지분 평가액은 699억달러로 총 투자 포트폴리오의 23%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부터 애플에 대한 지분을 줄이기 시작한 버크셔는 올해 2분기에도 절반을 매각해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를 주었다.

버크셔가 애플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버핏은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자본이득세율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애플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매각 규모를 고려할 때 단순한 절세 전략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오를 만큼 올랐고 분산 투자의 필요성을 버핏이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버크셔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한때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였다.

버크셔의 대규모 주식 매각은 애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버핏이 오랜 기간 선호하던 종목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지분도 꾸준히 매각해 2위에서 3위로 비중이 낮아졌다. BofA 지분 평가액은 317억달러다.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6% 감소한 100억9000만달러(약 13조9292억원)에 그쳤다. 허리케인 '헐린' 피해에 따른 보험금 지급으로 보험 인수 수입이 줄어들면서 5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허리케인 '밀턴'의 여파로 손실 규모가 13억∼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