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얼굴에 총겨누면" 막말에 딕 체니 딸 "이것이 독재자 방식"

트럼프, '정적' 체니 前 의원 거론 "총살대에 세워보자"

체니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 향해 죽음으로 위협"

트럼프 측 "전쟁 옹호 비판한 것...언론들 잘못 보도해"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전 공화당 의원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이 구설수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CNN·A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정적'으로 꼽히는 체니 전 하원의원에 대해 "급진적인 전쟁광"이라고 부르면서 "그녀가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녀는 전쟁을 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체니 전 의원은 공화당 원로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다. 한때 하원 내 공화당 서열 3위였던 체니 전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하원 의원총회 의장 자리에서 쫓겨났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혀 공동 유세에 참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개의 총구가 그녀를 겨누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면서 "총구가 그녀의 얼굴에 조준되었을 때 그녀가 어떻게 느낄지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워싱턴의 멋진 건물에 앉아서 '1만명의 군대를 적의 입 속으로 보내자'고 주장하는 전쟁광들"이라고 저격했다.

트럼프 후보의 공격적 발언이 알려지자 거센 비판이 일었다.

체니 전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것이 독재자가 자유 국가를 파괴하는 방식"이라며 "그들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죽음으로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독재자가 되길 원하는, 옹졸하고, 보복적이면서 잔인하고 불안정한 사람에게 우리나라와 우리의 자유를 맡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안 샘스 해리스 캠프 측 수석대변인도 이날 MSNBC '모닝 조'에 출연해 "트럼프는 유명한 공화당원을 총살대에 세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원을 내각에 기용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이번 선거의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의 발언이 문맥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리빗 트럼프 대선캠프 대변인은 입장문을 내어 "트럼프는 체니와 같은 전쟁광들이 자신이 직접 전투에 나서기보다는 다른 미국인들을 전쟁에 보내 싸우게 한다고 설명했다"며 "이는 카말라 해리스를 대신하여 선거를 방해하려는 언론의 노골적인 시도"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