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조작설' 거론한 與, "통으로 듣자"는 野 제안은 거절

강명구 "편집조작 가리기 위해 바람소리 잡음 추가"

강승규 "녹취록, 조작 흔적 보여 증거로써 가치 상실"

노종면 "같은 공간서 통으로 들어보면 논쟁 안 할 것"

배준영 "운영위에선 방송에 나온 공식적 영상을 원칙"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를 두고 국민의힘이 짜깁기 편집의혹을 주장하자 민주당이 녹음 전체를 통으로 재생하자고 제안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리규명연구소의 녹취 분석결과를 근거로 "임의로 편집 조작된 증거가 보인다. 편집 조작 가리기 위해 바람 소리 배경 잡음이 인위적으로 추가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소리규명연구소 소장인 배명진 숭실대 교수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3구간을 나누어 따로 들어보면, 각 문장의 내용들이 아주 무의미하게 들린다"면서 "문장 내용 중에 돌출답변과 문장 끊김 현상이 존재한다. 17.5초의 짧은 시간에 발성한 내용들로는 그 중요한 청탁행위를 입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이어 "녹취록의 시점 4.1초에 '예'라는 목소리가 편집 삽입된 흔척이 나타나고, 녹취록 시점 4.6초에서 소리 단락구간이 '찍'하고 기록됐다. 소리파형의 진폭레벨만으로도 3구간에서 편집조작 흔적이 분명하게 보인다"고 부연했다.

강승규 의원도 이날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녹취록은 증거로써 가치가 상실된다. 소리 단절 구간도 보인다고 연구소도 감정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한 녹취록 하나 갖고, 그것도 조작된 흔적까지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은 무편집본 녹취 전체를 통으로 재생하자고 맞받아쳤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의도적으로 편집됐다고 그러니까 여당 위원님들이 동의하면 편집 안 된 부분을 통으로 끊어서 같이 한번 들어보자"며 "조작 의혹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안 해도 될 거 같아서 드리는 말씀이다. 같은 공간에서 같이 들어보면 불필요한 논쟁을 안 하지 않겠나"라고 역공했다.

국민의힘은 노 의원의 이같은 제안을 거절했다. 배준영 의원은 "우리 운영위에선 방송에 나온 공식적 영상을 트는 걸 원칙으로 한다. 제대로 된 원본이 있다면 충분히 틀어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 자체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