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설립 이유로 과세 미룬 양도소득 13조.. 징수 못한 세금 수두룩"

최근 10년간 지주회사 70곳 과세이연 금액 13.2조원 넘어, 절반 이상 대기업
제도 시행 이후 118개 지주회사 과세이연.. "과세이연 영원히 지속할 수 있어"
차규근 의원 "정책 및 과세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초래한 사태, 법 개정해야"

15일 국회 기재위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지주회사 설립 기업 규모별 과세이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과세이연을 신고한 지주회사는 70개로, 이 중 절반 이상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포함한 대기업이다. 또한 최근 5년을 기준으로 보면 지주회사 설립·전환 과세이연 제도로 인해 부과하지 못한 세금은 1조6000억원이 넘었다.

현행법에서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전환할 때 현물출자 등과 관련된 주식의 양도차익 과세를 (주식)처분 시까지 미뤄주고 있다.

차 의원은 해당 과세이연액(미뤄진 세금)을 상속 등의 이유로 사실상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기획재정부가 지주회사 과세특례를 규정한 조세특례제한법 제38조의2를 개정하면서 '과세이연 중단 사유'였던 증여 또는 상속 항목을 삭제했다. 주식의 처분이라는 개념에 증여와 상속이 포함돼 중복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2016년에 기재부는 민원회신을 통해 주식의 처분에는 상속이 포함된다고 재차 답변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17년 삼양그룹의 지주사 전환으로 과세이연된 총수 일가의 주식에 대해 국세청이 상속을 이유로 '주식의 처분'이 발생했다며 양도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국세청이 패소했다.

법원은 상속을 원인으로 한 양도세의 부과 또는 추징은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관련 법 문구 등을 비춰볼 때 주식의 처분에 상속이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기재부와 해석을 달리한 것이다. 그로 인해 현재 지주회사 설립을 목적으로 과세를 미뤄 준 양도소득에 대해 상속 등을 이유로는 현재 과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차 의원은 "2001년 해당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일몰 연장을 거듭하면서 이를 이유로 과세이연을 신고한 지주회사만 118개에 달한다"면서 "그런데 국세청은 단 한 번의 세법개정건의 이후 제도개선을 건의하지 않고 있고, 기재부도 이를 내버려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식의 처분에 상속이 포함된다는 이유로 법을 개정하고, 민원에 대한 답변에서 이를 확인까지 했던 기재부나, 과세에 책임이 있는 국세청 모두 조세소송에 안일하게 대응했을 뿐 아니라 후속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 의원은 "최근 10년 동안에만 과세이연된 양도소득이 13조 원이 넘고, 최근 5년으로 보더라도 그로 인해 징수하지 못한 세금이 1조6000억원에 달해, 이를 제대로 과세하지 못한다면 그 혜택은 소위 재벌들과 대기업에 돌아가게 된다"면서 "정부와 과세당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제도개선을 하고 더는 일몰 연장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