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50일 남겨두고 '빅컷'…"해리스에 활력 불어넣을 것"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 겨냥 트럼프 경제 공격 힘 잃을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선을 50일 가량 남겨두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빗컷'을 단행하면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은 대선 가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4년 6개월 만에 인하된 금리가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비용을 낮추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났다는 낙관론을 반영하며 선거의 큰 쟁점이 되어온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금리 완화 사이클의 시작이 될 이번 금리인하는 해리스 선거캠프를 밀어주는 경제적 순풍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상징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실제 효과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며 "(금리 인하가) 실질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40년 만의 최고치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기준금리를 22년만 최고치인 5.25%~5.50%를 유지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연준의 긴축 정책을 용인하며 많은 유권자의 반감을 샀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높은 금리의 영향이 미국인들이 경제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한 바 있다. 차입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미국인들은 더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신용카드 부채, 자동차 대출 증가 등으로 가계 재정 악화에 직면했고 기업들 또한 고금리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다.

이날 연준은 이틀간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며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0.5%포인트 내린 4.85~5.0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연준의 통화 피벗(정책 전환)을 환영하고 나섰다. WP는 "민주당은 금리가 낮아질 경우 트럼프 측이 바이든 행정부에 가하는 경제 공격이 힘을 잃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좌파 정책 기구 루스벨트 포워드의 펠리시아 웡 사장은 "해리스는 2024년 경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해리스가 오늘날의 경제를 분석한 것을 반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준의 발표 후 성명을 통해 "이 발표는 높은 금리에 타격을 입은 미국인을 위해 환영할 만한 소식이지만 나는 앞으로도 금리를 더 낮추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여전히 많은 중산층과 근로자 가족에게 금리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이 같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정책적인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 유세 현장에서 "그들(연준)은 내일 정치적인 이유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선거캠프의 스티븐 무어 경제 고문은 WP에 "50포인트 인하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왜 하필 지금인가? 지금 25포인트, 선거 직후 25포인트 인하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