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삐삐 이어 무전기도 폭발…최소 14명 사망, 450명 부상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한 지 하루 만에 레바논 각지에서 휴대용 무전기(워키토키)가 폭발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한 휴대용 무전기가 남부 베이루트 교외와 동부 베카밸리에서 폭발해 14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삐삐 폭발로 어린이 2명 등 12명이 숨지고 3000여 명이 다친 데 이은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폭발한 무전기에 '아이콤'(ICOM)과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이 적혀 있었다"며 "해당 무전기들은 헤즈볼라가 5개월 전 구입한 것으로, 무선호출기와 거의 같은 시기였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했다.

현지 고위 보안 소식통은 로이터에 "외국 땅에서 오랫동안 정교한 작전을 수행해온 이스라엘 정보 요원들이 호출기 안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폭발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미국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교적 노력에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다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모든 관련자들은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며 "유엔은 이 지역을 위협하는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한 모든 외교적, 정치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종식을 위해 채택된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UNSCR) 1701호의 완전한 이행을 언급하며 이 지역 안정을 위해 적대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