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사관, 러 전략적 패배 임무 맡고 있다는 문서 발견
로이터 "우크라에 장거리 무기 허용한 영국에 분노 표출"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 사진=로이터통신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FSB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외무부는 관련 기관들과 협력해 간첩, 파괴공작(사보타주) 징후를 보인 모스크바 주재 영국대사관 직원 6명의 승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FSB는 "동유럽·중앙아시아를 담당하는 영국 외무부가 '정치·군사 상황의 확전'을 조정하고 전쟁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패배를 보장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는 문서가 있다"며 "이같은 사실은 모스크바에 파견된 영국 외교관들의 활동이 러시아 연방의 안보를 위협하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도 비슷한 활동이 적발되면 조기에 귀국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시야24 등 러시아 매체는 추방된 영국 대사관 직원 6명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했다. 익명의 한 FSB 직원은 로시야24에 "영국이 러시아 내 정보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우리의 힌트를 무시해 추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타스 통신에 "영국 대사관의 활동은 외교적 관행을 훨씬 넘어섰다"며 "추방된 외교관들이 러시아인을 해치기 위한 고의적인 활동을 수행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이같은 조치는 취임 이후 워싱턴을 처음 방문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발표됐다. 이란이 최근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대량 공급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에 대한 협상을 가속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9월 24일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이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자국산 무기 사용 제한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승인 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미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영국산 무기인 '스톰 섀도'를 허용하고 싶다는 방침을 미국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영국에 대해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국익을 보호하는 데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