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2023년 10월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고층 빌딩을 공격한 후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즉시 반격하며 전쟁이 시작됐다.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인 8200부대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공개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요시 사리엘 8200부대 사령관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10월 7일 오전 6시 29분 나는 내 자신에게 기대했던 대로, 내 지휘관과 부하들이 기대했던 대로,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나라의 국민들이 기대했던 대로 내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러한 실패에 비추어 전쟁 상황에 따라 군 당국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시기에 8200 사령관으로서 개인적 책임을 다하고 후임자에게 지휘봉을 넘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리엘 사령관은 "10월 7일 실패에 대한 8200부대의 역할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기습 공격 이전에 우리 부대가 하마스의 공격 계획과 작전에 대한 자세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럼에도 부대는 그러한 공격을 막기 위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리엘은 정보 분야에서 오랜 군 경력을 쌓은 후 2021년 2월 8200부대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이스라엘군은 사리엘 사령관이 '가까운 시기에' 교체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8200부대는 통신 첩보 수집, 암호해독, 사이버 전쟁을 수행하는 이스라엘의 주요 정보 부대이며 10월 7일 공격을 막지 못한 것으로 지목된 부대 중 하나다.
지난 11개월 동안 발표된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여러 경고가 무시됐으며 여기에는 군 고위 간부들이 회람한 보고서도 포함됐다.
지난 8월 이스라엘 현지 매체 '채널 12'는 "8200부대는 2022년 4월 하마스의 이러한 공격 계획을 담은 세부 문건을 입수했지만 참모총장에게 전달하지 않았으며, 같은 해 7월 사리엘 사령관은 공격에 대비해 설정한 경보 시스템을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8200부대는 또한 기습 공격이 채 3주도 남지 않은 2023년 9월 19일에도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경고를 담은 문서를 작성했으나 고위 정보 관리들은 대체로 이러한 우려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8200 정보부대의 사령관은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리엘의 신원은 지난 4월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로 공개됐다. 사리엘 사령관은 가명으로 책을 출간했는데, 이 책은 사리엘 사령관의 실명으로 만들어진 구글 계정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흔적을 남겨 그의 신원이 노출됐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TOI는 지난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여러 정보 당국 고위 간부들은 자리를 떠났지만 이스라엘 군 고위 간부들은 대부분 그대로라고 했다.
지난 7월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신 베트(Shin Bet) 남부 지구 책임자가 사임했고, 4월에는 군사 정보국 사령관인 아하론 할리바 소장이 헤르자 할레비 참모총장에 사의를 표했다.
6월에는 가자 사단 국장인 아비 로젠펠트 준장이 사임을 발표했고, 3월에는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수석 분석가인 아밋 사르 준장이 암 진단을 받고 사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