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주주환원 촉진세제, 올해분부터 당장 적용해야"

정부 세법개정안에 대한 '재계 의견' 반영한 수정안 기재부 제출

주주환원 촉진세제 올해부터 도입.. 통합투자세액공제 한도 폐지 등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기업 소득환류 방식에 '배당' 포함해야"
기업의 공익법인 출연 주식.. "상속·증여세 면세 한도 상향 필요"
항공기 부품 관세 면제, 항구화 혹은 일몰 기한연장(~2029년)

내년 시행될 예정인 주주환원 촉진세제를 올해분부터 당장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올해 주주환원을 늘린 기업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통합투자세액공제의 공제한도를 없애고,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정부의 2024년 세법개정안에 대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든 8개 법령별 총 22개 과제가 담긴 개정안을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경협이 건의한 주요 과제는 △주주환원 촉진세제 합리화 △통합투자세액공제 한도 폐지 및 임시투자세액공제 재도입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기업 소득 환류 방식에 배당 포함 △공익법인 출연 주식의 상속·증여세 면세 한도 상향 △항공기 부품 관세 면제 항구화 혹은 일몰 연장 등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올해 세법개정안은 전반적으로 민간의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정학 리스크와 고금리·고환율, 공급망 불안 지속으로 인해 최근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기업 투자 등에 보다 적극적이고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주주환원 촉진세제 올해부터 적용하고 이미 환원율 높은 기업도 혜택 줘야"

이번에 신설된 '주주환원 촉진세제'는 배당·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으로서, 정부가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Value-up)의 원활한 달성을 위한 인센티브로서 마련됐다.

이에 대해 한경협은 "해당 제도는 2025년부터 시행돼, 올해 정부 정책에 부응해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들은 사실상 혜택이 없다"면서 "제도를 내년이 아닌 올해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제도는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에만 적용되는데, 이미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을 통해 증시 체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고환원' 기업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주주환원액이 당기순이익의 30%를 초과하는 기업에 대해 초과분에 세액공제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 "통합투자세액공제 한도 폐지.. 임시투자세액공제는 재도입 필요"

세법개정안은 통합투자세액공제의 투자증가분 공제율 확대(3~4%→ 10%)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통합투자세액공제는 당기투자분 공제와 투자증가분 공제(한도: 당기투자분 공제액의 2배)의 합계다.

한경협은 현행 통합투자세액공제의 투자증가분 공제 한도 제한으로 인해 투자증가분 공제율 확대 개정안의 실효성이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공제 한도 제한에 대한 폐지를 요청했다.

한경협은 "(투자증가분 공제율 확대에 따라) 대기업의 경우 (한도 제한이 없다면) 투자증가분 공제를 최대로 받을 시, 당기투자분의 11%(당기투자분 1%+투자증가분 10%)를 받을 수 있으나, 한도 제한으로 인해 최대 공제율은 당기투자분의 3%(당기투자분 1% + 투자증가분 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경협은 투입 자본의 규모가 큰 설비투자들이 대부분 장기간(3년 이상)에 걸쳐 이뤄지는 산업 현실을 고려해, 일몰된 임시투자세액공제를 2026년을 일몰로 재도입해줄 것을 건의했다.

지난해 한정으로 도입된 임시투자세액공제는 당기투자분 공제율을 한시적으로 상향(대기업·일반시설 기준 1%→3%)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소득환류금액 배당 미포함.. "가계 소득 이전 수단인 배당도 포함해야"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투상세)는 기업이 투자, 임금 증가 등의 형태로 쓰지 않은 미환류소득에 대해 20%의 단일세율을 적용해 법인세를 추가로 과세하는 제도로 지난 2015년에 도입됐다. 배당은 2017년까지 소득환류 산정금액으로 인정됐으나 2018년부터 제외됐다.

이에 대해 한경협은 "주주에 대한 배당은 기업의 소득을 가계로 이전하는 대표적인 수단"이라며 "배당이 (소득)환류 방식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은 제도 취지에 어긋나며 기업의 조세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며 배당을 기업 소득 환류 방식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 "기업의 공익법인 출연 주식에 대한 상속·증여세 과세 완화로 기업 기부 활성화해야"

현행법상 공익법인에 기업 발행주식총수의 10%(대기업은 5%)를 초과해 주식을 출연하면 상증세가 과세된다.

공익법인 주식출연 한도 제한에 대해 한경협은 조세부담으로 인해 기업들의 적극적인 기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협은 "기업의 주식 등 재산 기부는 공익법인에게 있어 (공익)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중요한 재원 마련 수단이지만, 우리나라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서도 공익법인 주식 출연에 대한 면세 한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경협은 공익법인 활동의 활성화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촉진을 위해서 공익법인에의 주식 출연에 대한 상속·증여세 면제 한도를 현행 5~10%에서 20%까지 확대해줄 것을 제언했다.

◆ 올해 항공기 부품 관세 일몰 종료.. "항공기부품 면세 항구화 혹은 기간 연장해야"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항공기 부품 수입 시, 올해까지는 관세가 면제되나, 내년부터 매년 20%씩 감면율이 점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해외 주요국은 WTO(세계무역기구)의 민간항공기교역협정(TCA) 가입을 통해 항공기 부품 교역에 영구적으로 무관세가 적용되나, 한국은 현재 TCA에 가입되지 않아 무관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경협은 항공기 부품 관세 면제 제도 일몰 시, 국내 MRO(항공기 정비) 등 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하며, 면세제도를 항구화하거나 일몰을 최소 5년 연장(~2029년까지)해줄 것을 기재부에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