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제명’ 놓고 의회서 여야 수십명 유혈 난투극 벌인 '이 나라'

옥중 당선된 반정부 인사 의원직 제명 두고 여야 충돌

난투극 촉발한 여당 의원, 축구 선수로 K리그서 활약

면책 특권이 박탈된 야당 의원의 제명을 놓고 대립하던 튀르키예 여야 의원들이 의회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노동자당(TIP) 소속 잔 아탈라이(48)의 제명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이던 아흐메트 시크 TIP 의원이 알파이 외잘란 정의개발당(AKP) 의원을 공격하면서 패싸움으로 번져 의회 회의가 3시간가량 중단됐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아탈라이 의원은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지난해 5월 총선에서 당선됐다. 그는 선출 의원에게 부여되는 면책 특권에 따라 자신이 석방돼야 한다고 청원을 제기해 헌법재판소에서 지난 1일 의원직 해임 무효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하급 법원이 집행을 거부하면서 야당 의원은 특별 회기 소집을 요구했고 AKP 의원들은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총력 저지에 나섰다.

이날 연단에 오른 아흐메트 시크 TIP 의원은 아탈라이를 옹호하면서 집권 AKP을 향해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이 말에 화가 난 파이 외잘란 AKP 의원이 연단으로 걸어가 시크 의원을 밀치며 바닥에 넘어뜨렸고 주먹으로 때렸다. 이어 수십여명의 의원들이 연단 위로 올라와 싸움에 동참했다.
  온라인에 공유된 영상에는 난투극이 벌어진 후 직원들이 의회 바닥에 묻은 핏자국을 닦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번 소동으로 공화인민당(CHP) 소속 의원 한 명과 인민평등민주당(DEM) 소속 의원 한 명이 머리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난투극을 촉발한 외잘란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튀르키예를 4강으로 이끈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으로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 분데리스가 FC쾰른, J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제1야당인 외즈구르 외젤 CHP 대표는 "이런 상황이 벌어져 부끄럽다"며 폭력 사태를 비난했다. 국회 의장은 시크와 외잘란 의원에 대해 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