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이력제, 장기적으로 전기차 안전도 높이는 데 기여
전기차 화재 주요 원인으로 과충전 및 배터리셀 자체 불량
과충전 시 배터리 셀 스트레스 받아 화재...90% 충전 적절
◆…사진=클립아트코리아
17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리콜센터 누리집과 각 완성차 브랜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내외 브랜드 17곳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롤스로이스와 MINI도 이날 중 배터리 제조사를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터리 제조사 공개가 전기차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서 "전기차 안에 들어가는 배터리 자체를 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폐쇄 공간에서의 주차와 충전에 대한 문제가 커서 이걸 해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폐쇄 공간에서의 화재는 문제점이 크기 때문에 매뉴얼 자체가 지상하고 비교가 안되다. 가령 전기차량 몇 대마다 격벽 설치 문제, 스프링클러 간격, 중소형 소방차 보완 등 화재가 생겼을 때 빨리 진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다만 배터리가 원료를 뭘 쓰고 어떻게 탄생을 해서 어떤 과정을 거친 것에 대해 적어놓은 배터리 이력제를 도입하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전기차의 안전도를 높이는 데 분명히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 교수는 중국산 배터리가 무조건 화재에 취약하고 국산 배터리는 화재에서 안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산, 한국산 배터리 중 어느 게 안전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중국이 주로 쓰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우리가 주로 쓰고 있는 NCM 삼원계 배터리보다 화재 발생 빈도가 4분의 1 또는 5분의 1밖에 안 된다. 인천 화재 발생 3일 후 금산에서도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는데 국산 배터리였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충전 용량을 90%로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부 산하의 협의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결론 낸 게 90% 정도다. 현재 전기차에는 97~98%를 충전하고 있다. 안전마진이 2%, 3%뿐이 없는 셈"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전기차 운전자가 배터리를 무리하게 사용할 경우 배터리 손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과충전이라는 게 100%배터리에다가 110, 120%를 넣는 게 아니라 가득 넣는 것을 말한다. 충전기에 꽂혀 있는 상태에서 계속 두게 되면 배터리 셀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화재가 생기는 요인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셀 자체의 불량도 화재 원인이다. 제작사가 잘못 만들 수도 있지만 또 전기차 오너가 너무 무리하게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과속 방지턱을 지나갈때 바닥에 툭툭 치고 지나갔던 경험들 있을 것이다. 전기차는 바닥을 치면 안되고 물이 있는 침수도로도 지나가선 안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이 누적이 되면 배터리 셀의 불량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