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1,150㎢ 점령후 전진 중…지휘통제센터 설립"
러 국방부 "쿠르스크 지역 일부 마을 탈환" 주장
러 "우크라 수드자 완전 장악 못 해" 주장에 젤렌스키 "완전 통제"
진군 속도는 느려져…지난 24시간 동안 500~1.5km 진격
◆…러시아 접경지의 우크라이나군 탱크 <사진 로이터>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공격을 열흘째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지역 내 82개 마을을 점령한 후 여전히 전진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는 이를 탈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최고 사령관은 이날 쿠르스크 지역에서 자국군이 계속 진군하고 있다며 점령지에 지휘 통제센터를 세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한 서면 성명에서 "우리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진하고 있다"며 "지역 내 질서를 유지하고 주민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군 지휘 통제소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영상에서 "지금까지 쿠르스크 지역으로 35km 진군하며 82개 마을과 1,150㎢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번 주 쿠르스크 지역 러시아 주지사가 밝힌 480㎢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이며 2차 세계 대전 이후 러시아를 겨냥한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이다.
반면 러시아는 이와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의 크루페츠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쿠르스크에서 전투를 이끄는 체첸 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의 압티 알라우디노프 사령관은 "적군이 사방에서 밀고 들어오려 한다. 하지만 매일 그들은 녹아내리고 있다"며 "국경에서 18km가량 떨어져 있는 마르티노프카 마을을 되찾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는 유럽으로 수출되는 러시아 천연가스 수송관의 계측소가 있는 수드자 마을도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완전히 우리의 통제 하에 있다"라고 반박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가 이번 기습 공격으로 전쟁 발발 2년 반 만에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인식을 뒤집고 처음으로 전선의 주도권을 빼앗아 왔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관리를 인용, 이번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일부 철수하고 있으며 이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진군하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이뤄질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리한 패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영토는 전체 영토의 18%에 해당한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진군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시르스키 최고 사령관은 13일(현지시간) 자국군이 1~3km 전진을 이뤘다고 밝혔으나 14일(현지시간)에는 1~2km, 지난 24시간 동안은 500m~1.5km 진격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