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車노조, 트럼프·머스크 대담 고발…"파업 노동자 협박"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담 도중 노동자를 위협하고 협박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들을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UAW는 성명을 인용, "연방법에 따라 노동자들은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될 수 없으며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노동관계법에 위배된다"라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중계된 머스크 CEO와의 온라인 대담에서 머스크를 향해 "당신은 최고의 해고 전문가(the greatest cutter)"라며 노동자들의 파업을 용납하지 않는 머스크의 능력을 칭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신이 하는 행동을 봐라. 당신은 들어가서 '그만두고 싶나?'라고 묻는다"며 "그러면 그들은 파업을 한다. 회사 이름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괜찮아. 모두 해고됐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머스크는 웃음으로 화답하고 별다른 추가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NLRB 위원장이었던 윌마 리브먼은 머스크 CEO에 불법적인 위협을 가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와 머스크 모두 노동자들이 가만히 앉아 입을 다물고 있기를 원하고 공개적으로 이를 비웃는다"며 "역겹고 불법적이지만 이 두 광대에게선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머스크는 이후 SNS를 통해 숀 페인 UAW 위원장의 행동을 비판하면서 뇌물과 부패 혐의로 기소된 두 명의 전 노조 위원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근 소식을 보면 이 사람(숀 페인)도 거기에 합류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NLRB는 불법 노동 관행을 처벌할 권한이 제한적이며 그 과정은 종종 수년간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리브먼 전 NLRB 위원장은 "모두가 NLRB의 구제책이 무력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구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 조직과 정치권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2022년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자신을 비판하고 경영진에게 회사 문화를 보다 포용적으로 만들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작성하고 유포한 직원들을 해고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스페이스X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여성 4명과 남성 4명이 머스크를 상대로 직장 내 성차별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미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