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서 "연대 강화…우크라 신탁기금 2배 증액"

NATO 창설 75주년

3년 연속 NATO 정상회의 참석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북한의 군사협력, 유럽과 인태지역 안보 동시 위협

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회복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욱 굳건히 단합하고 연대해야 한다"라며 "내년 'NATO 우크라이나 신탁기금'을 올해 대비 2배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발언문을 통해 "2022년 마드리드 정상회의와 2023년 빌뉴스 정상회의에 이어 3년 연속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상 여러분, 글로벌 복합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유럽의 안보와 아시아의 안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라며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NATO와 인태지역 파트너 간의 협력은, 세계의 자유와 번영을 위한 시대적 요구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 가는 전제 조건이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소중하게 가꾸어 온 자유와 평화, 법치에 대한 거센 도전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현상 변경 시도에 계속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북한의 군사협력은 유럽과 인태지역의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에 계신 NATO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의 지원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북한과 같은 지원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또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군사, 경제지원은 한반도와 인태지역의 안보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래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회복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욱 굳건히 단합하고 연대해야 한다"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러-북 간 군사협력을 포함하여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모든 협력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 대상국인 북한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군사, 경제협력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스스로 유엔 체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다"라며 "러시아는 국제 평화의 마지막 보루인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응분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안보 공조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연대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라며 "대한민국은 에너지, 보건, 교육, 인프라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꼭 필요로 하는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또 이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저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계기로 발표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기반하여, 안보 지원, 인도적 지원과 재건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라며 "내년 'NATO 우크라이나 신탁기금'의 기여 규모도 올해 대비 2배로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이버 공격, 허위 정보 유포와 같이 AI와 디지털 신기술을 악용한 적대 행위가 새로운 글로벌 안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라며 "인공위성 통신체계를 비롯해서, 국가와 사회의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일상화된 만큼, 우리는 '디지털 연대(Digital Solidarity)'를 더욱 공고히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NATO와 인태 파트너국들이 사이버, 허위 정보,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중점협력사업(Flagship Projects)'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라며 "이에 따라 대한민국은 NATO와 함께 사이버안보 강화를 위한 행동계획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오는 9월, NATO와 파트너국들의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국제 사이버 훈련을 주최할 예정이고 네덜란드와 공동으로 'AI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를 주최하여, NATO와 인태 파트너국들 간 중점협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AI에 관한 국제 규범을 주도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NATO와 파트너국들의 방위 역량 강화와 방산 공급망 확충에도 기여를 계속할 것이다"라며 "이번에 체결된 '한-NATO 감항인증 인정서'를 바탕으로 양측간 항공 분야의 방산 협력이 더욱 확대되길 바라며, 공동의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는 북한제 무기에 관한 한국과 NATO 간의 정보 공유를 더욱 활성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NATO가 걸어온 75년의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자유 없는 평화는 맹목적인 구호에 불과하며, 강력한 힘이 뒷받침되어야만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라며 "함께 성취한 온전한 자유는 우리에게 더 큰 번영과 평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NATO와 인태지역 파트너국들이 더욱 공고히 연대하여,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한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