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차익거래' 목적 외화 밀반출 증가…단속 강화된다

관세청, 공항만 외화 밀반출입 단속강화.. 휴가철 맞아 해외여행객 증가 대응
가상자산 구입자금 여행경비 가장한 '거짓신고' 많아.. 사후검증 강화
출입국 시 1만달러 초과 외화 등 지급수단 휴대 반출입.. '세관신고 필수'

최근 가상자산 구매자금을 여행경비로 허위신고해 해외로 몰래 휴대반출 하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관세청이 외화 밀반출입 단속 강화에 나선다.

관세청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늘어날 여행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항만 현장에서 외화 밀반출입 단속을 강화한다고 19일 밝혔다.
 
관세청은 올해 5월까지 외화 휴대 밀반출입 363건, 적발금액 204억원을 적발했다. 적발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138억원)보다 47.8%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화 사용목적을 여행경비로 신고한 경우라도 사후 검증이 강화된다. 이 과정에서 수출입 및 외환 자료(송금·영수·환전내역 등),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입수한 의심스러운 거래정보를 분석해 우범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주요 검증대상은 가상자산 구매자금임에도 여행경비로 허위신고하고 휴대 반출하는 경우이다. 최근 일본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하기 위한 자금 약 30억원 상당의 엔화 및 달러를 여행경비로 허위 신고하고 휴대 반출한 사실이 세관 단속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출국여행자가 세관에 여행경비로 신고하고 반출한 외화는 작년에만 926억원에 달했다. 관세청은 이중 실제로는 가상자산 구매자금인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경비 반출신고 규모는 2020년부터 173억원 → 2021년 233억원 → 2022년 605억원 → 2023년 926억원 → 올해 5월까지 506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관세청이 적발한 외화 밀반출입 사례에서 △차익거래 목적 해외에서 가상자산 구매 △고가시계 구입자금 은닉 등의 목적으로 출국하려다 적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출입국 외화 반출입 신고 주의사항.. 1만달러 초과 '신고 필수'

관세청은 출입국 시 지급수단 반출입 신고를 해야 하는지 몰라서 신고하지 않고 휴대하다가 적발되는 경우도 빈번히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외국환거래법'에서는 미화 1만달러를 초과하는 외화 등의 지급수단을 휴대 반출입하는 경우 세관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신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신고하는 경우 단속 및 제재 대상이 된다.

외화 지급수단에는 대외지급수단(외화 등), 내국통화(원화), 원화표시여행자수표 및 원화표시자기앞수표이 있다.

출국 시 반출 외화가 미화 1만달러 상당을 초과하는 경우, 유학생이나 해외체류자는 지정외국환은행에서 받은 외국환신고(확인)필증을 세관에 제출해야 하며, 여행자라면 보안 검색대 통과 전에 세관 외국환신고대에 신고해야 한다.

입국 시 반입 외화가 미화 1만달러 상당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여행자 휴대품신고서'의 외화신고 항목에 '있음'으로 체크하고 통화단위와 금액을 기입한 후 세관에 신고하면 된다.

이때 자금의 출처가 불분명하면 해당 자금의 반출입이 제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외화 밀반출입의 고의성이 없더라도 제재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외화신고 규정을 몰라 적발되었더라도 위반금액이 1만달러 초과 3만달러 이하이면 과태료(위반금액 5%)를 납부해야하며, 3만달러를 초과하면 벌금 등의 제재를 받는다.

전성배 관세청 외환조사과장은 "외화 휴대 반출입이 마약구매 자금, 보이스피싱 수익금, 밀수출입 대금 등 불법 자금의 이동이나 국부 유출 통로로 악용될 수 있어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도 외화 휴대 밀반출입 관리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청은 불법 외환거래 단속기관으로서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출입국 시 세관에 지급수단 반출입 신고를 하지 않아서, 세관조사를 받게 되면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경제적 불이익을 받는 등의 불편을 겪을 수 있으므로 국민들께서는 (외화 반출입) 신고를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