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WTI 모두 3달러 가까이 급락
"비(非)OPEC 산유국 생산량 증대로 OPEC의 영향력 약화"
고금리 장기화·수요 둔화에 유가 하락세 이어져
◆…OPEC+가 감산 정책을 연장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3달러 가까이 폭락해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 로이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감산 정책을 연장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3달러 가까이 폭락해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3.4%(2.75달러) 하락해 배럴당 78.36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3.6%(2.77달러) 떨어진 74.22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OPEC+가 정책 회의를 통해 감산 조치를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주에 이은 하락장을 이어갔다.
전날 2일(현지시간) OPEC+는 수요 둔화와 비회원국의 생산량 증대 등을 고려해 2025년까지 하루 366만배럴의 원유 감산 조치를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원유 감산을 9월까지 3개월 더 연장한 후 이를 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OPEC+는 하루 총 586만배럴을 감산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수요의 약 5.7%에 달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감산 연장에도 불구하고 단계적 폐지 계획도 함께 나오면서 이번 회의가 약세로 간주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추가 감산을 풀기 위한 놀라울 정도로 상세한 계획이 전달되면서 시장이 OPEC의 낙관적 기대보다 부진할 경우 낮은 생산량을 유지하기 더 어렵게 됐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에 더불어 미국과 같은 비(非)OPEC 산유국의 생산량 증대로 인해 OPEC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원유 수요 둔화 가능성이 커지며 유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지난 한 달간 각각 7.1%, 6% 하락했다.
이에 더해 여름철이 다가오며 난방유 수요 또한 감소하면서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유가 하락은 시장에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며 "다가오는 미국 현충일에 엄청난 수치가 나오지 않는 한 게임은 끝났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휘발유 선물은 이날 3% 이상 하락해 갤런당 2.34달러로 3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자지구 휴전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독립 석유 분석가인 가우라브 샤르마는 "OPEC+가 주말에 결정을 내렸을 때 원유 공급이 비교적 양호한 시장에서 거래자들은 감소하는 위험 프리미엄(가자지구의 휴전 논의와 함께)과 함께 거시적 상황을 고려하여 순매도에 이르렀다"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으며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의 보좌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기본 협정을 받아들였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