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안보보좌관 "라파 공격 무의미한 전쟁 아냐"
IDF "필라델피 회랑 점령…하마스 무기 밀반입에 사용돼"
이 "20개 지하터널 발견"…이집트 국영, 이스라엘 주장 부인
◆…가자지구 라파에 대피해 있는 팔레스타인인들 뒤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이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라파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이집트 국경의 전략 회랑 일대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안보보좌관은 이날 현지 언론 칸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무장단체의 능력을 파괴하기 위한 전투가 향후 7개월 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할 수 있는 휴전 협상에 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무의미한 전쟁이 아니다"라며 "라파에 잔류한 하마스의 마지막 전투부대를 궤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추가 병력을 투입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에도 이스라엘 탱크가 라파 서쪽의 텔 알술탄과 중심부 이브나, 샤부라 인근에서 목격됐으며 이스라엘군이 라파 국경의 전략회랑을 점령했다고 전했다.
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TV브리핑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이스라엘군은 이집트-라파 국경의 필라델피 회랑에 대한 전술적 통제권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폭 100m에 길이가 14km에 달하는 회랑은 이스라엘과 접하지 않은 가자지구의 유일한 남쪽 국경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IDF는 회랑에서 약 20개의 지하터널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하가리 소장은 "필라델피 회랑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지역으로 무기를 밀반입하는 데 사용되는 산소선 역할을 했다"며 "군이 대량의 무기가 보관된 1.5km 길이의 지하터널을 발견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유일한 라파 국경 검문소가 지역 내 포함돼 있고 그간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에 불만을 표해온만큼 양측의 갈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집트 국영 알카헤라뉴스는 이날 고위 소식통을 인용, 가자-이집트 국경에서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발견했다는 이스라엘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국제사회는 1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라파에 대피해 있는 만큼 인도주의 위기 악화를 우려하며 작전 중단을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이달 초 시작한 라파 작전을 강행하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 24일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집단에 전체적 또는 부분적 물리적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며 "라파에 대한 군사 공격과 기타 모든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 측에 라파를 공세를 이어갈 경우 무기 수송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최근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스라엘의 계획이 정교화되고 그 규모는 표적화되고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