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고위관계자 "TSMC의 해외투자, 대만에 좋은 일"

TSMC의 해외공장 설립 계획이 대만에 좋은 일이라는 대만 정부 고위관계자의 입장이 나왔다고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대만 경제부 첸천치 경제부 차관은 "TSMC가 일부 반도체 생산시설을 해외에 배치하는 계획은 반도체 제조사가 고객과 더 긴밀히 협력하고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대만에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TSMC가 해외에 공장을 설립함에 따라 대만의 제조업 리더십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지 논평가들 사이에 퍼져 있다. TSMC는 세계 최대의 위탁 반도체 제조업체로, 애플이 자사의 가장 중요한 반도체를 여기서 제조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지인 대만은 국제 안보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

첸 차관은 "대만의 해외 반도체 투자는 경제적으로나 안보 측면에서도 대만에 매우 유익하다"며 "먼저, TSMC가 고객과 가까이 있는 가운데, 최고의 인재를 고용할 수 있고 고객과 협력해 가장 진보된, 가장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TSMC의 최고 경영자 웨이저자는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30년 이상에 걸쳐 공급업체(자국 반도체 공급망 생태계)의 도움으로 구축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따라 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전 세계 주요 정부는 공급 차질이 반복되는 것을 피하고자 자국 내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노력이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긴장감을 높이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풀이했다. TSMC와 삼성전자는 반도체 개발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생산 파트너다.

대만 신주에 본사를 둔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6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첨단 제조시설 3개를 건설하기로 약속했으며, 이 프로젝트를 위해 116억 달러의 미국 보조금과 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TSMC는 내년에 대만에서 2나노미터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인 가운데, 미국 내 세 번째 공장에서 2나노미터 반도체가 2030년 말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첸 차관은 "대만 정부가 TSMC가 미국에서 3나노미터, 4나노미터, 5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승인했지만, 가장 진보된 반도체를 해외에서 생산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관리들은 국가 및 경제 안보를 고려해 해외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세계 각지에 다각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대만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다. 첸 차관은 양측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를 '상호호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안정을 유지하고 중국과 무역 투자 측면에서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시장을 다변화하고 더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