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엔화 약세로 인한 인플레 위험 심각하게 받아들여”
“완화정책 유지 어려워져…금리인상, 환시개입보다 합리적”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지난 8일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빨리 조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 로이터>
일본은행(BOJ)이 엔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화 가치는 지난 3월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나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고전치 못하고 있다.
특히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 동부시간 기준 새벽 1시 경, 달러 대비 엔화는 155.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이를 방어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두 차례 개입이 의심됐으나 대다수 분석가는 현재 미국과 일본의 큰 금리 격차를 고려할 때 당국의 어떠한 개입도 엔화 가치 하락을 일시적으로 유예할 뿐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BOJ가 조기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닛케이는 전문가들을 인용 BOJ의 최근 발언과 회의가 매파적인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UBS증권의 마사미치 아다치 수석 경제학자는 "BOJ가 엔화 약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또한 지난 8일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빨리 조정할 수 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엔화 약세가 기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JP모건은 "BOJ가 완화적 정책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자본 유출 및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서 더 빠른 금리 인상이 필요하게 됐다"라고 진단했다.
인터치캐피털마켓의 피오르트 마티스 수석 외환 분석가는 또한 "금리 인상은 환시 개입보다 훨씬 더 합리적일 것"이라며 "폭락한 통화를 안정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금리 인상으로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또한 BOJ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하반기 25bp, 내년 5bp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다만 BOJ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노무라증권의 마츠자와 나타 전략가는 "마이너스 임금과 경기 심리 하락 등으로 인해 BOJ가 조기 금리 인상을 원할지는 의문"이라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