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총장 "북·중·러 더 긴밀…오늘의 우크라전, 내일 대만전 될 수도"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美보수 재단서 연설

"美, 혼자서 중국 도전 관리 못 해…경쟁 맞서는 단합 필요"

"트럼프, 국방비 지출증가에 영향…올해 회원국 절반 2% 목표 달성"

미국을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협력이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며 오늘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일의 대만 전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31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연설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의 동맹은 점점 더 긴밀해지고 있다"라며 "그들은 함께 제재와 압력을 전복하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22년 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베이징 회담을 언급하며 "그들은 제한 없는 파트너십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심각한 장기적 도전인 반면 러시아는 즉각적인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들(중국)은 지속해서 러시아의 거짓말을 퍼뜨리고 러시아 경제를 지원하고 있다"라며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대만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중국이 군대를 현대화하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며 불공정 무역과 핵심 인프라 독점, 남중국해에 대한 지배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란은 홍해 선박과 중동의 미군기지를 공격하는 무장세력들을 지원하고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지속하며 위협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위협에 맞서 동맹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도전을 관리하는 일은 미국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라며 "미국은 나토를 통해 31개 동맹을 가지고 있으며 방대한 파트너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억지 보장과 대중국 경쟁에 맞서는 단합 그리고 방어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차기 보수 대선 준비를 위한 정책 제안인 '프로젝트 2025'를 진행하는 등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의 보루로 여겨진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최대 5만 명의 연방 직원을 공화당 지지자로 교체하는 등의 전면적인 조치가 포함돼 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이 국내총생산의 2%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그의 발언이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인정했다.

그는 올해 나토 31개 회원국 중 절반가량이 2%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지난 2020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비공개 회담에서 "나토는 죽었고 우리는 떠날 것"이라며 "미국은 나토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당시 회담에서 "유럽이 공격받고 있다 해도 우리는 결코 도우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