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불법행위' 혐의로 미 외교관 2명 추방…美 "대응할 것"

러 "간첩혐의로 기소된 러 시민과 접촉" 주장

美 "근거 없어…러, 외교보다 긴장 확대 택해"

러시아 정부가 자국 주재 미국 외교관 2명을 '불법행위' 혐의로 추방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미국 측이 반발하며 대응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 외무부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린 트레이시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해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의 정치 담당 직원 제프리 실린과 데이비드 번스타인이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됐다며 7일 이내 러시아를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지정된 두 외교관이 외국과의 '기밀 협력'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시민 로베르트 쇼노프와 접촉하며 불법 활동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지원이었던 쇼노프는 지난 8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간첩 혐의로 기소당했다.

FSB는 쇼노프가 이날 추방 조치된 미 외교관 2명의 지시를 받고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정보를 수집해 넘겼다고 보고 있다.

이에 미 국무부는 두 외교관의 추방은 정당한 일이 아니며 미국은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 외교관의 이유 없는 추방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러시아는 이번에도 건설적인 외교적 개입보다 대결과 긴장 확대를 선택했다. 러시아는 자국민을 위협하는 것과 같이 우리 대사관 직원을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러시아가 이런 길을 택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여러분은 우리가 그들의 행동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기대해도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