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수 130만 갤런 허드슨강 방류 발표에 환경단체 반발
방사능 냉각수 방류 금지하는 ‘세이브더허드슨’ 법안 서명
◆…허드슨 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뉴욕주 뷰캐넌의 인디언 포인트 원자력 발전소.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뉴욕주 의회와 주정부가 관내 해체 중인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냉각수 방류를 금지한 법안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캐시 호철 미 뉴욕주 주지사는 지난달 18일 허드슨강에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냉각수 방류를 금지하는 '세이브더허드슨' 법안에 서명했다.
뉴욕주 상원 만장일치 찬성으로 지난 6월 20일 주의회를 통과한 '세이브더허드슨'은 모처럼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합의하는 초당적 지지를 이끌어낸 법안이다.
호철 주지사는 "이 법의 목표는 허드슨강과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주정부는 실현 가능하고 수용할 수 있는 폐수 처리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방기관, 주 위원회, 인수업체 등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은 뉴욕주 동남부로 흐르는 허드슨강 하부의 뷰캐넌에 위치한 인디언포인트 원자력발전소 때문에 시작됐다. 이른바 '허드슨강의 체르노빌'로도 불리는 이 원전은 총 3기로 이뤄져 있으며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불과 40㎞ 거리에 있다. 지난 60년간 뉴욕주 전력의 4분의 1을 공급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 안전 문제 등의 지적이 끊이지 않다가 2000년 이후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폐쇄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지난 2021년부터 폐쇄 작업이 시작됐다.
원전을 인수한 원전 해체 전문기업 홀텍 인터내셔널은 폐연료봉을 식히는 과정에서 130만 갤런의 강물을 사용했고 이를 그대로 허드슨강에 방류하겠다고 밝혔다. 홀텍이 방류하려던 냉각수는 약 490만 리터로 도쿄전력이 지난 24일부터 1차로 방류하는 양보다 적은 데다 원전의 핵연료와도 직접 닿지 않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성이 낮다.
홀텍의 냉각수 방류 방침에 분노한 주민과 뉴욕 환경단체들은 강력하게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
환경단체 '리버키퍼'는 성명을 통해 "대체 처분 방법을 철저히 평가하는 동안 인디언 포인트 원전 부지의 오염수를 최소 12년 동안 지상에 보관해달라"고 요구했다.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의 위험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만큼 더 나은 대안을 찾을 때까지 방류를 유보하자는 것이다.
홀텍은 원전 오염수 하천 방류가 안전한 처리방법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유감을 표했다. 패트릭 오브라이언 홀텍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일정한 공정을 거친 처리수를 강으로 방류하는 것은 공공의 안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연방법이 이 법안을 무효화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홀텍은 인디언 포인트 외에도 가동이 중단된 뉴저지주 오이스터크릭, 매사추세츠주 필그림 원전 등 미국 곳곳에서 원전 해체를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