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관저 공사 업체 '21그램', 김건희 여사 코바나 사무실도 시공

사무실 외 코바나 컨텐츠가 주관한 다수 전시도 설계·시공 명시

차규근 "대통령 관저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김 여사가 영향력 행사했는지 수사해야"

윤석열 정부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 '21그램'이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의 설계와 시공도 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26일 '21그램'이 한 구직사이트에 올린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사이트에 기재된 '21그램'의 기업 연혁에는 2018년에 코바나 사무실 설계와 시공을 맡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마크 로스코·르코르뷔지에·자코메티·야수파 展 등 코바나 컨텐츠가 주관한 다수의 전시에 설계와 시공을 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차 의원은 '21그램'과 김 여사와의 오랜 관계가 명시적으로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2일 발표한 '대통령 관저 이전 불법 의혹' 감사보고서를 통해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맡긴 자체는 위법하지 않지만, 공사 과정에서 업체들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아 각종 불법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실은 '21그램'을 관저공사 업체로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공사를 진행했다. '21그램'은 발주처와 상의하지 않고 18개 업체에 하도급을 주었는데, 그중 15개 업체가 관련 업종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등 문제가 드러난 바 있다.

또, 증축공사에 참여한 제주에 있는 종합건설업체 역시 '21그램'이 추천했는데 이 업체는 현장에 오지도 않고 서울에 소재한 친형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 해당 업체 역시 증축공사를 할 자격이 없는 업체였다는 지적이다.

차 의원은 "대통령 관저공사에 대한 감사결과에서 드러난 다수의 불법 행위의 중심에 공사를 주도한 '21그램'이 있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했던 김오진 전 대통령관리비서관은 감사원 조사에서 업체를 추천한 사람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차 의원은 "다수의 불법 행위가 드러난 대통령 관저공사에 '21그램'을 참여시킨 것이 김 여사가 아니냐는 의문을 갖는 것은 매우 상식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꼬리 자르기로 사건을 무마해버린 만큼, 이제 수사를 통해 대통령 관저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만약 김 여사가 대통령 관저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이는 또 하나의 국정농단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 12일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등 국가안보와 직결된 고도의 보안시설 공사의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특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