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횡령, 국민은행 미공개정보 이용
대구은행 몰래 계좌개설...시중은행 전환 차질 우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 원장은 이날 인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업무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일 금감원은 경남은행에서 562억원 규모의 횡령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직원은 15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맡으면서 회삿돈을 빼돌렸다.
전날에는 KB국민은행의 증권대행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해 127억원의 부당 이익을 취한 것이 드러났다.
대구은행의 일부 직원은 실적을 부풀릴 목적으로 1000건이 넘는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원장은 "은행의 핵심적인 업무인 여수신 과정에서의 고객자금 운용에 있어 거액의 장기간 내지는 반복적인 자금 유용이 있었다"며 "횡령을 한 본인에 대한 책임은 물론이고, 관리를 제대로 못한 자에 대한 책임, 당국에 보고가 지연된 부분을 비롯한 제반 책임에 대해 법령상 허용 가능한 최고의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부수업무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 최고위층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 중"이라며 "너무 포퓰리즘적으로 법규상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 과도하게 하는 건 법률가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이 진행되는 와중에 사고를 공개한 이유를 묻자 "사회적 파장이나 정무적 파장을 가급적 고려하지 않는다"며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에게까지 책임을 직접 물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한 만큼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용퇴 의사를 표명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윤 회장의 연임 내지는 재연임 도전을 할지 말지,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할지에 대해 당국에서는 의견을 드리지 않고, 오해받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KB가 진행 중인 프로세스가 겉으로 봤을 때 적어도 과거보다는 훨씬 더 진일보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대구은행의 금융사고가 시중은행 전환 인허가에 차질을 빚을지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 중이라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확정 안 된 사실관계를 전제로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내부통제 완비나 고객보호 시스템, 핵심성과지표(KPI) 구비 등이 심사과정에서도 적절히 구비돼있는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시행됐는지도 여러가지 점검 요소 중 하나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