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식량도 무기화... “G7 대러시아 수출 금지 시 흑해 곡물협정 파기”

푸틴 측근 메드베데프, 내달 18일 재연장할 흑해 곡물협정 파기 언급

“대러시아 수출 금지 시…G7국가 관련 상품군 수출 금지할 것”

세계 주요 7개국(G7) 장관급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전면 통제하는 강경 규제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푸틴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흑해 곡물 협정" 파기를 언급하며 식량 무기화를 암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3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G7 정상회의에서 제안된 러시아 수출 완전 금지 아이디어는 매우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라며 비꼬았다.

그는 "이는 우리가 상호주의 차원에서 G7국가들이 가장 예민하게 여길 상품군에 대한 수출을 금지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런 경우에 곡물 협정은 물론 다른 많은 것들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G7 장관급회의에서 7개국이 합심해 러시아를 향한 수출을 금지하는 규제안이 거론됐다는 보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 대한 가스를 차단하며 에너지를 무기화한 데 이어 식량까지 무기화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흑해 곡물협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된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해 지난 7월 체결된 협정이다. 당시 4개월 기한으로 체결된 협정은 지난해 11월 다시 4개월 연장됐다.

다만 러시아는 이미 이를 두고 서방이 러시아 농업 및 비료 수출에 대한 제한을 해제하지 않으면 오는 5월 18일 재연장을 파기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지난주 일본 교도통신은 G7국가의 농업 관련 부서 장관들이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참석한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수출을 금지하는 형태의 강력한 제재안이 거론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