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KT 사장 선임에 왈가왈부...명백한 권력남용"
이용우 "기금운용본부 나눠 규모에 따른 왜곡 줄여야"
강은미 "연금기금 운용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용돼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이용우·정태호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쟁점과 대안적 접근'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성주·이용우·정태호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쟁점과 대안적 접근'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성주 의원(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은 "윤석열 정부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에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부정하는 듯한 전직 검사를 선임했다"며 "근로자 대표가 추천한 실무평가위원회의 연임을 법적 근거 없이 거부하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거버넌스 변경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018년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 실행을 위해 기금운용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민연금기금운용위 산하에 설치한 전문위원회다.
최근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 상근전문위원에 처음으로 검사 출신을 임명했다. 수탁자책임위원회의 구성에서 가입자 단체 구성을 9명에서 6명으로 줄이고, 나머지 3명의 몫을 자본시장과 연관된 각종 기관에서 추천받고, 정부가 추천받은 자들 중 지명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김 의원은 "그렇게 선임된 위원은 모두 친시장적 성격의 기관에 소속돼 있다. 3:3:3의 균형이 2:2:5로 깨져버린 것"이라며 "게다가 그중 한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참모 출신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은 "정권과 금융자본의 입김대로 수탁자책임위원회가 운영된다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같이 관치 운영이 반복될 위험이 크다"며 "국민연금기금 운용은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용돼야 한다. 제도의 변경이나 기금의 변경에 대해 가입자의 의견이 반영되는 체계도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관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김성주 의원은 "주주권 행사는 개입이 아니라 '관여'다.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해결을 추구하고 주주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KT 사장 선임 과정에서 국민연금과 대통령은 대놓고 왈가왈부했다. 이는 명백한 시장개입이자 권력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드인사로 투자 및 주주권 행사와 관련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구를 장악하고, 주주권 행사라는 명분 아래 KT 사장 선임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면서도 '관여'해야 할 대기업 집단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침묵한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민의 노후자금은 그들만의 쌈짓돈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추계 최종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2041년부터 적자에 진입해 2055년 고갈될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 심화와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4차 재정계산과 비교해 수지적자 시점은 1년, 기금소진 시점은 2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 재정방식이 부분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전환된다면, 국가재정의 막대한 부담은 불가피하다"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금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재 정년연장, 수급연령 조정, 노동시간 조정 등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며 "기금투자수익률이 기본 가정보다 0.5%p 오르면 고갈시점이 5년가량 늦춰진다는 재정추계위 분석이 발표됐다. 기금수익률이 향상되면 보험료 인상과 같은 효과가 있고, 수익률 제고를 통해 고갈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기금운용본부를 나눠 서로 경쟁하고 평가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연금기금은 규모에 따라 자본시장에 왜곡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며 "기금규모가 늘어난다면 특정 종목의 가격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고, 기금규모가 줄어든다면 특정 종목의 가격하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