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여파에 '빚투' 비상...반대매매 6개월만 최대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국내 증시가 하락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3일 반대매매 규모는 3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27일(383억원) 이후 5개월여만에 가장 높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2.5%를 기록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거나 주식 평가액이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담보 주식을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게 팔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담보부족계좌도 속출하고 있다. 이달 14일 기준 주요 증권사 5곳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8800개로, 이달 초(1887개)의 약 4.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VB 사태에 이어 스위스계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파산 우려까지 더해지며 증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1.74포인트(-0.91%) 내린 2357.98로 출발해 하락폭을 줄이며 전일 대비 1.81포인트(-0.08%) 내린 2377.91에 장을 마쳤다.

반대매매가 주가지수를 끌어내려 증시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우려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대매매 물량이 많이 나오면 주가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방향 등 거시경제 이슈가 전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큰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