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정문. [사진=DB]
아들의 학교 폭력 문제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부자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작성한 서울대생이 "제가 진정으로 두려운 것은 저 하나에게 쏟아지는 비난이나 불이익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배신하고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27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 정 변호사와 아들,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작성한 생활과학대학 22학번인 재학생 A 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대학은 지성의 전당이고 지성이라 함은 양심과 윤리를 바탕으로 하여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지성의 전당에 타인을 짓밟고 약자를 폭력성 분출 상대로 여기는 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미래는 공적인 임무를 맡고 책임을 지는 자들의 태도로부터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공직자들이 중하게 또는 경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곧 우리 사회의 경중을 결정한다"며 "이번 '정순신 사태'에서 윤석열 정부가 학교폭력을 가벼운 문제로 취급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은 근본적으로 강자가 약자를 폭력으로 짓밟는, 가해자들의 뒤틀어진 서열의식을 보여주는 문제다. 이러한 학교폭력을 가볍게 취급한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 또한 세상을 서열과 주종의 관계로 바라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강자는 폭력으로 짓밟고 약자는 복종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저도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렵고 겁났다"면서도 "그러나 제가 진정으로 두려운 것은 저 하나에게 쏟아지는 비난·불이익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국민을 배신하고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하나가 두렵다고 목소리 내는 걸 포기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행태는 또 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이미 윤석열 정부는 여러 번 국민을 배신했고 우리 사회를 퇴행시켰다. 저는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길 바라고 가장 빠른 길은 윤석열 정부를 탄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A 씨가 게재했던 대자보에는 "정순신의 아들 정◯◯은 현재 서울대 철학과에 재학 중으로, 윤석열·정순신과 함께 부끄러운 대학 동문 목록에 함께할 자격이 충분하다. 정순신의 아들은 고교 시절 피해자를 자살 시도에 이르게 할 만큼 심각한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내용과 "윤 대통령은 학교 폭력은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국가수사본부장은 전국의 3만 수사 경찰을 총지휘하는 자리이다. 윤석열은 이 중요한 자리에 다시 한번 검사 출신 정순신을 임명했다. 내로남불, 강약약강 검사독재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