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물가안정과 경기침체 간 줄다리기 흐름 예상”
“코스피, 상승 출발 후 FOMC 경계에 상단 제한”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14일 코스피는 미국 물가 고점통과(피크아웃)를 확인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43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9.00p(+0.80%) 오른 2391.40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41p(0.35%) 오른 2380.81에 개장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83억원, 1969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반면 개인은 2455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4.0원 내린 1292.0원에 개장한 뒤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하자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물가지표에 안도하면서도 피봇(금리인하)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경계했다.
11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7.1%, 전월대비 +0.1%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다. 근원 CPI도 각각 +6.0%, +0.2%로 둔화했다. 헤드라인CPI가 전월대비 0.1% 상승한 건 음식료(+0.07%p), 임대료(+0.21%p) 상승과 에너지(-0.13%p), 기타(-0.05%p) 하락 영향으로 분석됐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임대료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피크아웃을 확인했다”며 “임대료 피크아웃이 지연되는 건 미국 가계의 보유 현금이 많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이어 “임대료가 아직 고점을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미국 물가가 빠르게 둔화한 점이 긍정적”이라며 “향후 주거비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나타나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주택 외 근원서비스 부문의 주요 비용이 임금인 만큼 앞으로는 물가보다 고용지표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며 “고용시장-서비스업 경기-인플레이션은 서로 엮여있는 상황으로 서비스업 경기 위축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피크아웃 흐름은 지속하겠지만 물가의 추세적 안정을 기대하기엔 이르다고 봤다. 그는 “물가 피크아웃 지속에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은 기정사실이나 시장이 기대하는 통화완화 선회를 위해선 물가 레벨다운이 필요하다”며 “이는 서비스 수요의 충격과 경기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향후 물가안정과 경기침체 간 줄다리기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11월 CPI라는 빅 이벤트를 소화한 금융시장은 12월 FOMC를 기다리고 있다. FOMC 결과는 한국시간 15일 새벽에 발표된다. 한국 증시에도 FOMC 관망 심리가 작용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강세, 원/달러 환율 급락 전망 등 호재성 재료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할 것”이라면서도 “내일 새벽 발표될 12월 FOMC 관망 심리가 장중에 짙어지면서 지수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전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발 악재로 급락했던 자동차 및 부품주의 주가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금리 하락, 달러 약세에 힘입어 플랫폼, 2차전지 등 성장주의 주가 흐름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물가안정이 한국 증시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 물가 하방압력이 높아진 점은 결국 FOMC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미 의회가 틱톡 전면 금지법을 발의하는 등 미-중 갈등 우려가 재부각된 점과 중국의 경제공작회의가 코로나를 이유로 연기됐다는 점은 부담”이라며 “이를 감안해 한국 증시는 0.7% 내외 상승 출발 후 중국 증시 변화에 주목하며 FOMC를 기다리는 하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 증시 상승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5주간 이어진 하락으로 가격 매력이 생겼고 물가 피크아웃은 더욱 확실한 상황”이라며 “대표적 사이클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및 철강 같은 경기민감주가 상당한 저평가 영역에 있는 만큼 비중확대 전략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