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하락장 속 ‘FAANG 2.0’ 각광...기술주 대항마”

[인터뷰] 지 좡 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 지수부문 수석
듀레이션 짧은 가치주,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가능
멀티에셋지수·단기물가연동채권, 인플레이션 국면에 강해
배당 중심 ETF에 매달 자금 유입

지 좡(Ji Zhuang) 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 지수부문 수석은 지난 31일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 행사 후 기자와 만나 “지난 2년 동안 투자자들이 주목하던 메타버스나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테마가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서 상당히 고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FAANG 2.0은 F(연료·석유·가스), A(우주·항공·국방), A(농업·식량), N(원자력·재생에너지), G(금·광물) 등 가치주를 통칭하는 용어다. 원래 FAANG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등 기술주를 의미했다.

지 좡 수석은 “글로벌 증시의 리더가 기술중심 기업에서 실물경제자산을 보유한 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FAANG 2.0이 기술주 중심 테마의 대항마로서 각광받고 있다”며 “블룸버그의 FAANG 2.0은 올해 들어 3%의 수익률을 달성한 반면 대형 기술주 중심 지수는 최대 40%까지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쿼티 듀레이션(투자회수기간)도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는 요소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단기 듀레이션의 경우 조기에 현금이 많이 발생한다. 이는 성장주·기술주 대비 가치주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위험조정수익률이 높게 창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힘든 투자환경에서 분명한 효용과 가치를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 좡 수석은 인플레이션 국면에 강한 자산군으로 포트폴리오 지수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과 주식을 혼합한 멀티에셋지수나 단기 물가연동채권이 인플레이션에 내성이 있는 자산군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여기에 원자재가 포함되면 더 내성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배당 선호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 좡 수석은 “배당 중심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은 지난해 수립했던 기록 대비 25% 증가했다”며 “올해 들어 한 달도 빠짐없이 계속해서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처럼 변동성이 굉장히 높은 시장환경에서 투자자들의 감정이 널뛰기할 수 있다”며 “투명한 원칙에 입각한 패시브 지수 투자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시장의 급락요인에 마음을 뺏기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고 봤다.

끝으로 지 좡 수석은 “한국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에너지와 소재 관련 지수에 대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블룸버그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기술과 에너지에 초점을 맞춘 ETF를 출시했다. 실물경제자산을 보유했거나 가격결정력을 보유한 기업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퇴직연금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대상으로 하는 멀티에셋지수를 출범하고자 준비 중”이라며 “블룸버그의 채권과 에쿼티 지수를 기반으로 한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원자재나 에너지도 다양한 자산군을 추적하면서 지수를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