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광주시청과 광주시의회 사이 1층 외부에 설치한 합동분향소에 걸린 현수막이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갈아 설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수호 변호사는 2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위험 발생의 방지 등'을 규정한 '경찰관 직무집행법' 5조를 적용하면 "직무상 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손 변호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나 지자체가 다른 조치를 선제적, 적극적으로 취할 근거, 다른 법은 진짜 없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변호사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5조에 따르면 "경찰관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천재(天災), 사변(事變), 인공구조물의 파손이나 붕괴, 교통사고, 위험물의 폭발, 위험한 동물 등의 출현, 극도의 혼잡, 그 밖의 위험한 사태가 있을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동조 제1호는 "그 장소에 모인 사람, 사물(事物)의 관리자, 그 밖의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하는 것", 제2호는 "매우 긴급한 경우에는 위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사람을 필요한 한도에서 억류하거나 피난시키는 것", 제3호는 "장소에 있는 사람, 사물의 관리자, 그 밖의 관계인에게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하게 하거나 직접 그 조치를 하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이어지는 3항과 4항에서는 경찰관이 이러한 조치를 했을 때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소속 경찰관서의 장(長)'에게 보고해야 하고, 보고를 받은 경찰관서의 장은 '관계기관의 협조'를 구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참사를) 예상했느냐, 미리 예측할 수 있었냐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며 "결국 그때(29일 오후 6시 34분) 신고가 들어와서 상황을 알게 됐다 하더라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했고 취할 수 있었다는 거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 해석'에 따르면 "(경찰관이) 사정상 그런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직무상 의무 위반'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난 29일 오후 6시 34분 최초 신고자를 비롯한 112 신고자들이 있었던 이태원을 관할하는 이임재 용산경찰서장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경찰의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요청 ▲이태원관광특구상인연합회의 '경찰력 최소 배치' 요구 등에 대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지휘봉을 든 '토끼 머리띠 남성'을 필두로 '밀어, 밀어'를 외치기 시작했다는 남녀 약 5명에 대해서는 "넓은 의미에서 공범 성립 가능성"도 있지만, ▲참사 현장 옆 '섹스 온 더 비치(Sex on the Beach)' 떼창 춤판을 벌인 이들에 대해선 "도덕적인 비난을 넘어서 법적인 책임까지 지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그는 "'희생자들이 마약 복용을 해서 희생을 당한 거다' 이런 글도 있었고, '특정 유명인이 와서 사람이 몰려서 사고난 거다'라는 글까지 굉장히 많은 종류의 '가짜뉴스'가 있었다"며 "경찰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고 지금 여러 건에 대해 범죄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