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는 11일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내수가 일부 개선됐으나,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수요가 줄며 제조업의 기업 심리가 악화되고 있으며, 대내외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의 하방 압력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KDI가 11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는 2021년 8월과 비교해 2.3% 늘며 전달(-1.9%)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다. 서비스업생산은 전달(4.6%)보다 높은 7.1%의 증가율을 보였다. 숙박 및 음식점업(32.0%),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42.6%) 등 대면업종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8월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대폭 늘며 전달(-2.2%) 감소에서 11.8%의 증가로 전환됐다. 건설투자도 부진이 완화된 모양새다. 8월 건설기성은 전달(1.7%)보다 높은 7.5%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점차 부진해지고 있다. 9월 수출은 전달(6.6%)보다 낮은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35.9%→34.7%)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반도체(-7.8%→-5.7%)가 감소세를 지속했다. 여기에 태풍 수행에 따른 생산 차질로 철강(2.8%→-21.1%)도 감소로 전환됐다.
이러한 수출 부진은 생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8월 전(全)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5% 늘었으나, 전달과 비교해선 0.3% 줄었다. 제조업 업황BSI 전망치도 9월 82에서 10월 73으로 하락했다. KDI는 "반도체 수요의 감소로 제조업의 기업 심리가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BSI 전망치는 9월 97에서 10월 76까지 뚝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 국고채 금리(10년물)가 8월 3.19%에서 9월 3.83%로 오른 부분을 두고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강화로 인해 대내외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며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아 전달(5.7%)보다 소폭 낮은 5.6%의 상승률을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이 반영된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도 전달(4.0%)과 유사한 4.1%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KDI는 세계경제에 대해 "OECD 선행지수와 주요국의 기업 심리지표가 하락하고 있어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OECD는 세계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각각 3.0%, 2.2%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KDI는 "미국의 급격한 통화긴축과 중국의 경기침체 위험,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따른 에너지가격의 상승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도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