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거래소 통합DB 구축 필요성
신고요건 갖춰야 포상 지급대상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불공정거래신고센터 홈페이지
금융당국이 지난해 5월부터 불공정거래 신고 통합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개별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질의 신고정보가 제대로 활용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대국민 안내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불공정거래란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정보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을 속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단기매매 차익거래, 신고 공시의무 위반, 시장질서 교란 행위 등으로 구분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불공정거래 신고 통합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에 접수된 신고정보를 한곳에 집중시켜 심리, 조사에 공동 활용하는 것이다.
◆…금융위·금감원·거래소·검찰은 지난해 4월 제3차 ‘불공정거래 조사·심리기관 협의회’를 개최해 그다음 달인 5월부터 ‘불공정거래 신고 통합DB’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제공
그러나 현재까지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신고는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세 채널에서 각각 이뤄지고 있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신고·제보 전화(02-2100-2543) ▲금감원 전화(1332) 및 홈페이지 내 ‘증권불공정거래신고’ 메뉴 ▲거래소 전화(1577-0088) 및 시장감시위원회 불공정거래신고센터 홈페이지에서 신고를 접수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 곳이 각각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메일로 매주 신고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모든 내용을 공유하진 않고 포상 내역이나 유의미한 신고 건에 대해 보고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합시스템 구축까지는 아니지만 정보 공유 방식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실무진들이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없는지 법적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최대 20억 포상금...신고는 구체적이어야
금융당국은 적발 및 조치로 이어진 신고에 대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포상금은 기준금액(최대 20억원)과 기여율을 바탕으로 산정된다. 당국은 신고 활성화를 위해 포상금을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포상 사례는 많지 않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은 2018년 6240만원(3건), 2019년 3820만원(2건), 2020년 1억2400만원(5건) 지급됐으나 지난해는 없었다. 거래소가 지급한 2018~2020년 연평균 포상금은 3130만원(7.3건), 지난해는 6366만원(9건)이었다.
투자자 신고정보가 증권선물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간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대부분 언론 보도나 공시로 이미 나온 내용이라 유의미한 제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 공개질의 내역을 보면 ‘A주식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락하고 있다. 주가조작이 의심된다’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금감원 조사기획국은 “적시한 내용만으로는 조사에 착수하기 곤란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참고자료로 보관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불공정거래 신고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자들도 신고요건을 갖춰 양질의 신고정보를 제공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불공정거래 종목, 행위자, 일시, 방법, 점포 등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사진이나 화면 캡처 등 증거자료를 함께 첨부하면 더 효과적인 조사가 가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순히 주가가 상승·하락한다는 이유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단정한다든지, 풍문만을 근거로 신고하는 경우 실제 심리·조사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신고의 구체성이 부족하거나 실제 적발 내용과 일치하는 정도가 낮으면 포상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