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반도체 기업에 장비수출 제한 검토…삼성·SK에 불똥 튈라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분야 진출을 막고 미국 기술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불똥이 튈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해당 조치를 승인할 경우 중국 NAND 플래시 메모리칩을 생산하는 공장에 관련 장비가 수출되지 못한다. 이 영향으로 중국에 메모리 공장을 가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피해가 갈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해당 조치로 NAND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보호받을 수 있다.

NAND 플래시 메모리칩은 전원이 꺼지더라도 저장정보를 계속 유지하는 메모리라 '휘발성 메모리'라고 부른다. 이 메모리는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 데이터센터 등에 쓰인다.

두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번 조치에 따라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128단 이상 쌓을 수 있는 장비를 만드는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장비가 중국에 수출 금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저장 용량은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을수록 늘어날 수 있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이 문제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수출을 감독하는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관련 조처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았다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중대한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능력을 악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YMTC는 NAND 메모리 분야의 신흥 강자로 2016년 설립됐다. 미 백악관의 지난해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YMTC의 저가공세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으며 YMTC는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 240억 달러를 받는 상황.

상무부는 YMTC가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를 파는 등 미국의 수출 규제를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YMTC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는 애플과도 협의 중이다.

한편, 백악관은 최근 7나노미터 공정 개발에 성공한 SMIC에도 수출제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는 지난주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및 개발에 2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미국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법안은 국가가 결정할 수준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중국을 포함한 국가에 세울 수 없게 했다.

욜인텔리젼스의 월트 쿤 분석가에 따르면, YMTC의 NAND 메모리 칩 세계 점유율은 1년 전보다 2배 상승한 5%이다. 웨스턴디지털은 13%, 마이크론은 1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쿤은 바이든 행정부가 관련 조처를 시행하면 YMTC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YMTC가 128단에 머물게 된다면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욜인테리젼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되는 NAND 반도체는 2019년 14% 미만에서 올해 23%까지 성장했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2.3%에서 1.6% 쪼그라들었다. 미국 기업의 대다수 반도체가 해외에서 생산된다.

인텔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인수 중인 중국 인텔 공장에서 이미 144단 NAND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