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세입여건 변동 등 반영해 3월 재추계
올해 국세수입 396.5조…본예산보다 53.3조↑
주요기업 실적 개선에…법인세수 30조 더 늘어
부동산값 뛰며 양도세·종부세수도 예산보다↑
◆…기획재정부는 12일 '2022년 국세수입 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세입전망은 396조6000억원으로, 본예산과 비교해 53조3000억원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세수 추계 오차에 대해 "작년 세입예산을 편성할 때 그해 세수실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예상보다 53조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세목별로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7개 세목(稅目)에서 초과 세수가 발생할 전망이다. '나라 빚(국채 발행)'을 내지 않고 이 세수로 경기회복을 돕는 추가지출을 편성했다는 점은 다행으로 여겨지나, 초과 세수는 재정 효율성·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기에 나라 살림 측면에선 달갑지 않은 재정지표다.
기획재정부는 12일 '2022년 국세수입 전망' 자료를 내놨다. 기재부는 "올해 2월 '세수오차 원인분석 및 세제 업무 개선방안'에 따라 세수급등락 등 이상징후 발생에 대비한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했다"며 "3월 누계 국세수입 실적이 조기경보 기준에 부합해서 원인분석 및 세수를 재추계한 것"이라고 했다. 3월 현재까지 국세수입(누계)은 111조1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2조6000억원이 늘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전망치)은 396조6000억원으로, 당초 예산을 짤 때 잡았던 예상치(343조4000억원)보다 무려 53조3000억원이 더 걷힌다. 세입예산과 비교해 세수증가·감소가 확실한 세목(9개)만 경정, 통상적인 오차 범위 내에 있는 세목은 당초 세입예산을 유지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기재부가 밝힌 세수 재추계 근거는 이렇다. ①3월까지 실적을 감안, 법인세·소득세 등 크게 증가한 세목과 양도·상속세 및 증여세 등 전년대비 감소전망과 달리 실적이 증가한 세목을 재추계하고 ②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및 국내 물가상승을 반영하며 ③민생경제 안정을 유류세 인하 등 정책지원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자료 기획재정부)
올해 세수가 급격하게 늘어난데는 법인세(29조1000억원↑), 근로소득세(10조3000억원↑), 양도소득세(11조8000억원) 영향이 크다.
법인세수 증가는 반도체·금융·철강 등 작년 법인실적 호조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실제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12월 결산법인)의 영업이익은 106조8000억원으로, 1년 전(67조5000억원)보다 58.2%나 뛰었다. '법인세 30조원 증가는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기재부는 "올해 법인세는 작년 법인 영업실적에 대해 납부하는 것"이라며 “법인세는 3월까지 전년대비 10조9000억원이 이미 증가했으며, 법인세 분납세액이 4월에 징수되면 총 20조원이 늘어난다"고 했다. 또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세액은 연간 세액의 50%를 납부하며, 상반기 납부세액을 토대로 10조원이 추가 징수될 예정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상용근로자수가 늘고, 명목임금이 오르면서 근로소득세는 10조3000억원이 늘어난 58조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양도소득세는 34조2000억원으로, 재추계 전보다 11조8000억원이 늘었다. 기재부는 "3기 신도시 보상금 및 SOC 예산을 감안할 때 전년 수준이 예상된다"고 했다. 작년엔 양도세로 36조7000억원이 걷혔다. 부동산 가격·공시가격 상승으로 종부세는 1조3000억원, 상증세는 2조8000억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예측 실패로 '역대급 세수 오류'를 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기재부도 세수 추계 검증이 미흡했단 부분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기재부는 세수추계 오차에 대해 "작년 7~8월 2022년 세입예산을 편성할 때, 2021년 세수실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경제여건이 급변하는 전환기적 상황에선, 이러한 변화를 세수추계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댔다. 외국 사례까지 들며 "미국은 2021년 10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국세가 전년동기대비 25% 늘었고, 중국도 1분기 국세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7.7% 늘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