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개 회원국 중 찬성 141표, 반대 5표, 기권 35표...중국은 기권
南 찬성, “대한민국은 유엔의 도움을 받은 최초의 국가”
北 반대, “미국과 서방의 패권정책이 갈등의 씨앗 뿌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193명으로 구성된 유엔 총회의 긴급 특별회의를 표결하기 위해 유엔 본부에 앉아 있다. ［사진=로이터 제공］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유엔 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다.
지난달 28일부터 2일(현지시간)까지 사흘간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193개 회원국 중 찬성 141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이같은 결의안이 가결됐다. 중요 결의안은 193개의 회원국 중 표결 참가국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채택된다.
우리나라도 공식적으로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데 동참했다. 북한과 러시아, 벨라루스, 시리아, 에리트리아 5개국이 반대했으며, 중국을 포함한 35개국은 기권했다.
이날 결의안에는 “러시아의 2월 24일 ‘특별 군사작전’ 선언을 규탄한다. 무력을 통해 얻어낸 영토는 합법적으로 인정될 수 없으며, 러시아군은 우크라 영토에서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으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지난달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핵 억지력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한 것과 러시아 침공에 가세한 벨라루스의 무력 사용에 대해서도 그 결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전날 조현 주유엔 한국 대사는 러시아의 우크라 공격을 즉시 중단하고 군대를 철수하며 푸틴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 승인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은 유엔의 도움을 받은 최초의 국가”라며, “한국전쟁 당시 ‘평화를 위한 단결(Uniting for Peace)’ 결의에 따라 침략행위를 규탄한 유엔 회원국들 덕분에 대한민국이 현재까지 존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우크라 사태의 근본 원인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동쪽으로 확장)으로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한 미국과 서방의 패권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 뿐만 아니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 미국이 개입하는 나라마다 ‘불화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유엔 총회의 결의안은 구속력은 없지만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전세계에 알리고,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에 국제사회가 동참하는 뜻을 밝히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유엔 긴급특별총회가 열린 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11번째다. 1997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소집된 후 25년 만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되면서 긴급특별총회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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