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영국의 법인차량 세제정책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 발간
영국, 법인차 등 현물급여 직원 급여로 취급… 개인소득세 부과
직원이 회사 차량의 사적 사용에 대한 세금 내야
입법조사처, 영국 같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개인소득에 연동한 '현물급여 과세' 방식 제안
◆…(제공 : 클립아트코리아)
사적 사용을 방지하는데 힘을 쏟는 대신 사적 사용을 어느 정도 인정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조세부담의 형평성과 조세수입의 효율성을 도보하자는 것이다.
15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내용의 '영국의 법인차량 세제정책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우리나라의 최근 4년 동안의 법인 승용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신규 등록된 법인 명의 승용차 가운데 수입차의 비중이 국산차보다 높아졌으며, 대당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의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연도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을 보면 전체 등록차량 중 수입차의 비중은 2018년 16%, 2019년 15.3%, 2020년 15.9%인데 반해, 법인 등(법인 및 개인사업자)의 수입차 구매 비중은 수입자동차협회 통계 기준 2018년 36.2%, 2019년 37.2%, 2020년 36.1%로 법인의 경우 수입차의 등록 비중이 전체 등록 대비 수입차 비중보다 높게 나타난다.
입법조사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업무용 승용차의 경우 운영비용과 차량비용에 대한 비용이 인정되어 법인세 또는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자동차를 '절세'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법인 소유 차량의 사적 사용을 통한 법인세 탈루 문제로 인해 법인세법 개정이 이루어지고 이후 몇 차례의 제도개선에도 불구하고, 법인의 고가 차량 구매행태는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비판 역시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 영국의 업무용 차량 세제정책
영국의 경우 차량에 대한 자본수당은 구매한 법인차량에 대해서만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차량에 대해서는 자본수당을 통한 세금감면을 청구할 수는 없다. 다만, 리스를 통한 차량의 임차료는 법인의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 과세표준에서 공제가 가능하다. 또한, 리스의 경우 기간 종료 시 회사가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선택권이 없는 경우에 한해 차량의 임차료를 비용으로 간주하고 있다.
영국 과세당국은 2009년 4월부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에 따른 비용처리 한도를 설정하고 있는데 배출량 기준이 점차 강화되어 지난해 4월부터는 배출량 50g/km 이하인 경우 차량 임차료의 100%를 비용으로 인정해 주고 있으며, 50g/km를 초과할 경우 일괄적으로 차량 임차료의 15%를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비용인정 한도를 달리 규정하면서 지속적으로 그 기준을 강화해 나가는 정책적 목적은 영국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실행방안 중 하나인 휘발유·경유 등의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금지를 2030년부터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친환경 차량으로의 수요 흡수를 유도해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영국 정부는 2008년 기업의 자본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연간투자공제를 도입해 구매 연도에 그 비용 전체를 지출로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법인차량 구매는 기업의 연간투자공제적격항목에 해당하지 않아 구매 연도에 그 비용 전체를 지출로 청구하는 것은 법률상 허용되지 않으므로 자본지출의 적격성을 감안해 여러 해에 걸쳐 그 비용을 청구하는 감가상각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법인 구매차량의 경우에도 리스차량과 마찬가지로 친환경 차량의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감가상각의 비율을 달리 정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현물급여가 직원 급여의 일부로 취급되어 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원이 회사 차량의 사적 사용에 대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법인 역시 고용주로서 차량을 제공받는 개인에 대한 국민보험 기여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 "사적 사용 인정하는 대신…"
입법조사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개인소득에 연동한 현물급여 과세 방식 도입을 검토하고,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증가가 본격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맞춘 과세체계의 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영국정부는 탄소중립사회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차량을 사용하는 법인과 개인에게 조세혜택을 더 크게 주는 세제정책을 취함으로써 법인과 개인이 탄소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자동차를 선택하도록 하는 정책적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그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보다 환경친화적인 차량이 더 많이 이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은 법인차량의 사적 사용을 방지하는데 힘을 쏟는 대신 사적 사용을 인정함으로써 불필요한 납세협력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조세의 응능부담원칙 측면에서 개인의 사적 사용분에 대한 현물급여 과세를 통해 조세부담의 형평성과 조세수입의 효율성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법인차량에 대한 개인의 사적 사용을 완전히 막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사적 사용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대신 영국과 같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개인소득에 연동한 현물급여 과세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주장이다.
입법조사처는 "법인차량에 대한 정당한 과세는 단지 세수증가 목적만이 아닌 조세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이며 이러한 부과 방식을 통해 탄소중립이라는 정책적 목적 달성을 뒷받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1년 7월 기준, 우리나라의 친환경차 등록비중은 4.1%로 2014년도 0.7%에 비해 약 3.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전기차는 2019년 말 8만9918대에서 18만966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증대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등에 따라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증가가 본격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맞춘 과세체계의 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