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 코리아]
한국뇌연구원 허향숙 단장 연구팀은 폐암 치료제인 에롤로티닙(Erlotinib)이 알츠하이머의 대표적 원인인 타우 및 아밀로이드 병증을 억제하고, 인지기능을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우리 몸 속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EGFR)는 혈관 생성과 암 발병에 관여하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수용체 역할을 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다만, EGFR과 알츠하이머 사이의 상관관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EGFR 저해제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허 단장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폐암 치료제 에롤로티닙을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와 피브릴 형성이 억제되었으며, 이를 유발하는 타우 키나아제의 발현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해마에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수가 증가하고, 해마에 의존하는 인지기능이 향상되었으며 성상세포 과활성도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연구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과발현된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확인했다. 에롤로티닙을 투여한 모델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 축적과 타우 과인산화가 줄어들었고, 뇌 염증 또한 억제됐다. 이는 EGFR 저해제가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적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허 단장은 "이번 연구는 EGFR 저해제가 항암뿐 아니라 알츠하이머 병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향후 뇌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은 물론 실증사업단에서 지역 기업과 협업하여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의료기기와 EGFR 저해제의 병용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