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료품 가격 11년 만에 최고치↑...전 세계 극빈층 위협

세계 식료품 가격이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를 발표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1월 FFPI는 135.7로 2010년 말 반(反)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 사태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FAO는 1990년부터 곡물ㆍ유지류ㆍ육류ㆍ낙농품ㆍ설탕 등 55개 주요 농산물의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한 후 매달 FFPI를 발표한다. 육류, 유제품, 곡물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상승세를 보였고 식물성 기름의 가격은 1990년 FFPI를 발표한 이래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NYT는 원인으로 가뭄ㆍ홍수ㆍ눈폭풍과 같은 이상 기후 변화, 비료ㆍ연료 가격 상승,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 중단 등을 꼽았다. 최근 브라질, 아르헨티나,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주요 농업 생산국의 가뭄과 악천후는 식료품 가격의 상승을 부추겼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도 중국의 돼지 콜레라 발생,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농산물에 중국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세계 식료품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모든 식당과 매장이 문을 닫고 낙농업자들은 가축들을 집단 폐사시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2년이 지난 현재도 식품 수요는 여전하지만 연료 가격과 운송비 상승, 선적 컨테이너 부족 등 공급망 병목 현상이 계속해서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운송 컨테이너 가격은 1년 전보다 평균 170%나 올랐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현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모리스 옵스트펠트는 식료품 가격의 인상이 최빈국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소득의 50~60%를 음식에 지출하는 라틴 아메리카와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세계가 “식량 위기를 맞고 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라며,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한 각국 정부의 저성장, 높은 실업률 및 예산 압박 등 여러 요소가 더해지면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코노미스트 크리스천 보그먼스는 “러시아, 브라질, 터키, 아르헨티나가 달러대비 통화가치가 하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현재 전 세계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 위기에 놓여 있으며, 가뭄과 홍수, 겨울철 눈폭풍 등의 기상 이변이 계속 일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국제사회는 먹고 살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