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정치사회 > 정치

프란치스코 교황, 文대통령에게 "북한과의 대화 노력 계속되길"

  • 보도 : 2021.10.30 01:26
  • 수정 : 2021.10.30 01:26

文대통령, 29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 방문해 교황과 단독 면담 가져

교황 "한반도 평화와 통일 기원하며 항상 기도...늘 마음 속에 한국인 담고 다녀"

文대통령 'DMZ 철조망 십자가'-교황 '성 베드로 광장 기념패+기도 책자' 선물

조세일보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 로마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단독 면담을 가졌다.[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항상 기도하고 있다.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단독 면담 분위기에 대해 시종 밝은 분위기에서 덕담을 나누며 진행되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3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라고 말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우 친근한 화법으로 "언제든지 다시 오십시오(ritorna)"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방문 때 교황님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 주시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을 축복해 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초청장이 오면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 천주교회가 민주화에 큰 공헌을 했고,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조했으며, 기후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계가 한국 사회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하며, 나는 한국인들을 늘 내 마음속에 담고 다닌다"며 "한국인들에 특별한 인사를 전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흥식 라자로 대주교님이라는 큰 선물을 한국에서 주셔서 감사하다. 코로나 격리로 인해 만남을 함께하지는 못했는데, 대통령님께 애정을 담은 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뒤, "신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께서 맡은 직무를 잘 수행해 나가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서 진행된 교황청 국무원장과의 면담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은 "교황청은 북한 주민의 어려움에 대해 언제든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단독 면담에 이어 수행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DMZ 철조망을 녹여서 만든 십자가를 선물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강렬한 열망의 기도를 담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리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의 십자가 136개는 1953년 휴전 후 서로 떨어져 살아온 남과 북의 68년을 더한 것으로, 두 개의 68년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취지와 제작과정을 담은 USB도 함께 전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을 위해 교황청 공방에서 제작한, 수세기 전 성 베드로 광장의 모습을 담은 기념패와 코로나로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를 한 사진과 기도문이 담긴 책자를 선물했다.

이에 김정숙 여사는 "텅 빈 광장에서 기도하시는 모습이 가슴아팠다"고 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설적으로 그때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 광장이 꽉 찬 적이 없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행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9년’이 라틴어로 새겨진 황동기념메달을 선물했다. 

관련기사